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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하자 인문학 5 : 애전별친愛錢別親글 수 387
의자로 만나다. 핸드폰, 컴퓨터, 티비들 어쩌면 불필요한 전자제품들이 우리 생활에 녹아들고있다. 우리는 그런 기계들에 지배되어 우리생활에 이런 전자제품들이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버렸다. 연인들, 가족들은 말수가 적어지고 스마트한 기계만 계속 늘어나고있다. 스마트 폰이 생기면서 작은 박스로 할수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음악도 만들기도 듣기도 하며, 인터넷에서 티비까지 그리고 게임, 소셜 네트워크, 전화, 메세지, 카메라 기능까지 이젠 멀리있는 사람들과 화상 통화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스마트폰과 대화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같은 말을 반복해주는 어플이 생기면서 심심하면 핸드폰 안에 있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혹은 ‘심심이‘ 같은 말을 대꾸해주는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이런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사이가 아닌 사람과 기계사이 관계가 많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자기계와 연애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남녀간의 연애가 예전 같았으면 손으로 직접 쓴 편지라던가, 노래를 불러준다거나, 마주보고 이야기한다거나 등 단순히 글자를 찍어내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고백과 이별 방식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의 연인들의 사랑고백과 이별통보를 카카오톡으로 한다고 한다. 모든 연인들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흔한 모습이 그러하다. 메세지를 주고 받는 것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계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과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편리하다고 해서 우리의 감정과 표현들이 그 작은 박스안에 모두 담을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채팅과 문자가 더 편해지는 세상이 되고있다. 우리는 이야기하는 폭이 줄어들고 이야기가 줄어듬으로써 입을 틀만한 공간과 자리도 없어졌다. 돗자리 깔고 앉을 자리, 앉아서 쉴수있는 자리, 그 흔한 밴치 조차 요즘에는 찾아볼수없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떠도는 사람들은 카페로 간다.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쉬어가거나 이야기를 하는 장소로 많이 이용한다. 요즘은 그런 공간을 이용하는 값조차도 부담이 된다.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공간은 한정되어있다. 나또한 사람들과 이야기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런 시점에서 나는 서촌 안으로 들어갔다. 서촌이란 동네는 특별하면서도 특별하지않은 공간이였다. 그 공간은 동네을 구성하고 있었고, 나 또한 요즘 삭막한 곳, 동네라고 하기 어려운 곳들과는 다른 진짜 동네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듯 서촌동네에 살고있는 사람들에겐 공간이 한정되어 있지도 않았고, 길과 좁은 골목길에는 언제든지 이야기할수있는 혹은 사적인 공간이 되버리게 하는 의자들이 있었다. 그냥 지나쳤다면 쓸모없을 의자였지만 할머니들이 앉음으로써 이야기장소가 되면서 의자라는 것에 대해 조금 재미있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공간에 구속받지않고 동네자체를 자기집 앞 마당처럼 생각하며 계시는 할머니들이 새롭게 다가오고 서촌의 문화에 대해 궁금했다. 숨어있는 골목길들을 돌아다니며 할머니들을 만났었다. 만났던 장소도 재미있었고, 쉬고 계시는 모습들 마저도 그냥 지나치지않고 눈길이 많이 갔다. 그런 소소함에 대한 재미를 가지다보니 이런 밖으로 나온 의자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의자의 종류는 다양하다. 등받이가 있거나 없는 의자도 있고, 천으로 되거나 쿠션, 쇠, 플라스틱의 재료를 쓴 의자도 있다. 서촌에서 보였던 의자들도 다양했다. 가정집에서 흔히 식탁에 놓여있는 의자들이 밖으로 나와있기도 하고 나무 판때기로 만든 것같은 박스 모양의 의자도 있었고, 포장마차에 있을 플라스틱 의자들도 보였다. 의자들이 있었던 장소들도 재미있었다. 큰 길 앞 인도에 있던 의자, 문을 마주보고 있던 의자, 계단 옆 의자, 작은 가게 앞 의자, 그냥 인도에 놓여있던 의자, 그런 의자 주변에는 또 다르게 앉을수있는 것들이 놓여있었다. 그것들은 꼭 장소만 보더라도 어떻게 앉아서 이야기를 했을 지 상상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할머님이 혼자 의자에 앉아계시다 다른 할머님들이 모여앉는 장면도 보았다. 서촌에서는 흔하게 있는 일이였다. 어쨌든 앉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은 이야기공간이 되었다. 사람이 오고가고 하는 길은 개인이 소유할수 없다. 그러나 서촌은 개인적인 가구들을 내놈으로써 그 공간이 사적인 구역이 되어갔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의자를 치우라거나 사적인 공간에 대해서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공공공간이 어떻게 사적공간이 되는지, 도시에서 상상을 해보지 못한 일이다. 자기공간에만 박혀있는 것이 아닌 집 주변으로 나와 그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내 것을 펼쳐놓으면서 나의 공간이자 공유할수있는 공간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집앞 길거리마저도 집의 한부분이 된 이 공간을 보면서 이런 행동과 모습들을 통해 삭막하기만한 요즘의 동네가 아닌 이웃이 있는 동네인것 같다고 생각했다. 동네라는 개념이 점점 사라져가는 차가운 도시 속에서 이런 작은 문화와 생각들이 모여서 동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아파트와 개인 주택들의 담과 벽이 높아지면서 마을이란 개념도 사라지고, 이웃이 누군지도 모르는 이런 시대에서 의자하나로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웃들과 길거리에서 이야기를 할수있는게 가능한건지조차 모르고있었다. 그 동네는 그렇게 이웃과 이웃이 생겨나고 있었다. 내가 서촌을 갔을 때는 처음이고 모르는 것도 많았다. 새롭지만 친근한 느낌에서 서촌을 돌아다니며 나는 가벼우면서도 삶의 이야기가 녹아 들어있었던 마을분들의 이야기에서 많은 감정을 느낌을 생각을 가졌다. 나는 서촌의 한부분이 마을사람도 아닌 어쩌면 많은 서촌을 지나치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였지만 그 이야기 장소에 앉을 수 있었다. 또한 내 이야기를 말할수도 있었고, 마을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있었다. 사람들이 의자에 몇명씩 모여앉아있는 것도 보았지만, 그냥 사람이 없더라도 집앞에 혹은 그냥 길에 의자가 나와있는 것을 보았다. ( 사실 이야기하는 것보다 집앞에 나와있는 의자를 더 많이 보았다 ) 그런 의자들이 어쩌면 이야기할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게 아닐까, 혹은 언제라도 이야기할 장소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는게 아닐까? 서촌 동네안에서의 의자는 이제 우리는 짜여진 틀, 만들어진 공간이 아닌 공간을 만들어가면서 이야기를 해보아야한다.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에만 돌진하지 않고 의자하나 가지고 밖을 나와 사람들과 소통해보는 건 어떨까, 할머님들과 서촌 마을사람들과 함께 의자에 혹은 길에 어떤 무언가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거나 나누거나 했을때 참 재미있었다. 그냥 그들이 이야기를 듣고있는것도 재미있었고, 함께 껴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듣고 했을때도 그냥 분위기 좋고 편안한 쇼파가 있는 카페가 아닌 서촌의 길에서 서촌의 의자에서 나는 많은 걸 느끼고 생각 할수있었다. 동녘, 램프 어떻게 되가고있어? 일단 나한테 동녘네 글을 어떻게 이을건지 좀 중요한거 같은데, 그래서 마무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고민고민 다들 여기다 댓글 달아서 릴레이 교정 합시다.. 고쳐진 글은 계속 올려주3
2011.12.12 14:41:07
늦어서 미안합니다.! Intro 우리는 어느 동네에서나 사람과 집과 함께 ‘문’을 볼 수 있다. 문은 집의 문이 되기도 하고 창고의 문이 되기도 하고 자동차의 문이 되기도 한다. 문은 각각의 건물 혹은 물건의 특성과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을 갖추고 있다. 서촌 또한 여느 동네처럼 많은 문이 있다. 집안에서든 밖에서든 일상적으로 무수히 많이 마주치는 문이지만, 나는 서촌의 문들에 흥미를 느꼈고 여러 가지 문들을 찾아다녔다. 서촌의 문들을 보며 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문’이라는 요소에 흥미를 느꼈을까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본론 내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는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다. 살았던 빌라는 좁았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바퀴벌레도 자주 나왔었다. 동네의 골목골목은 좁고 가팔랐다. 내가 초등학교로 들어가면서 집은 아파트로 이사했고, 그 뒤로 집 사정이 좋아질 때마다 더 넓은 집으로 옮겼다. 나는 아직도 그 빌라에 살던 시절의 기억을 자주 떠올린다. 아빠가 담배피던 베란다, 가파른 길 위에 있던 슈퍼, 엄마랑 딸기우유 사들고 갔던 목욕탕, 200원짜리 딱지, 구멍 뚫린 모기장. 이렇다 할 큰 이야기 없이 소소한 일상의 연속이었지만, 그 기억들은 겪어온 삶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더 그립게 남아있다. 나는 그 집과 그 동네의 낡고 소박한 느낌이 좋았다. 서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오래되어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있는 문들은 그 때의 기억을 상기시킨다. 겉은 낡았지만 그 안에서의 기억은 소박하고 따듯했기 때문에, 그런 문들을 열어보면 단촐한 저녁상이지만 정답게 밥을 먹고 있는 가족이 있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서촌에는 여러 문들이 있다. 집 문, 창고 문, 화장실 문, 주차장 문, 파란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문, 반원 모양의 문도 있고, 얼마 전 새로 지은 한옥 집 문 바로 옆엔 오래된 시멘트 건물의 낡은 문이 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얇은 문도 있고, 앞에 화분을 잔뜩 놓은 문도 있다. 니집 내집 다 똑같은 아파트 문이 아니라, 사람들은 각각 자신의 집마다 다른 문을 갖고 있다. 다양한 만큼 더욱 보는 재미도 있는 이 문들을 보다 보면 문을 열면 안에 뭐가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왜 저렇게 만들어졌을까 상상하게 되기도 한다. 1. 41door는 볼 때마다 참 예쁘다고 생각한 문이다.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 나무문을 만들다니! 저 문 안에는 분명 감각 있는 디자이너의 작업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곳에서 나온 것은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용변을 끝마친 남자였다. 2. 저 문은 2층인데 밖에 베란다도, 계단도 없다. 낭떠러지다. 창문 위에 창살도 덧붙여 놓은 걸 보니, 죄수라도 감금했던 것일까?! 3. 사람처럼 살고 싶었던 개가 “누구쇼” 하면서 문 열어 줄 것 같다. 4. 아무리 어린이집이라지만 문 정말 작다. 정말 ‘어린아이’의 집인 것을 배려한 디자인일까. 어른들의 간섭이 싫었던 당돌한 꼬마가 설립한 ‘정말 어린이만을 위한 집’ 일지도. 5. 빚쟁이에게 쫓기던 사람이 숨어있던 문이었을까. ‘설마, 창고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겠지-’하는 생각에 만들었을까? 아 그런데 보통 빚쟁이들은 덩치 큰 형님들이라 작은 문으로 들어가다간 복부나 엉덩이가 낄지도 몰라. 혹시 그걸 노린건가?!!! 6. 이건 또 누구 쓰라고 문을 저렇게 슬림하게 만들어놨을까.!@$#%&%(추가) 서촌에는 100년 골목이 있다. 그곳은 오래되어 낡은 집이 있는 반면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한옥이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100년 골목이라 부르는 것은, 그 곳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같이 흘러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의 세월도, 장소의 세월도 흐른다. 흐른다는 것은 일정한 모습으로 영원히가 아니라, 흐르는 모양대로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을 말한다. 서촌은 그렇다. 100년 골목뿐만 아니라 서촌이란 곳 전체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왔기 때문에 갑작스럽고 성급한 변화가 아닌, 자연스러운 변화를 거쳐 왔다. 그 사이에서 문의 종류는 다양해졌다. 나는 다양한 문들을 보며 옛 기억을 환기시키기도 하고, 재밌는 상상도 할 수 있었다. 시간의 흐름이 녹아있는 서촌의 모습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향수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서촌에 끌리는 이유 중 하나는 그리워하거나, 잊어버리고 있었거나, 돌아가고 싶은 지난 시간의 모습이 서촌 안에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무리 다양한 문은 마치 서촌에 사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대신해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서촌의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사람이 서촌이라는 장소를 거쳐 갔다. 공간과 그 공간 속의 사람은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며 늘 조금씩 변해간다. ‘문’의 다양함은 공간 안을 기억과 의미가 있는 ‘장소’로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만큼이나 다양하다.
2011.12.13 04:34:41
서촌, 이 동네는 집들이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부대껴있다. 산으로 이어지는 언덕 위에 이곳의 모든 집들과 골목길들이 즐비해있다. 이 곳을 돌게 된 때는 여름과 가을 사이였는데, 골목 골목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녹색의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문 앞, 담벼락 앞, 골목 어귀에 놓여진 화분들과 가꾸어진 곳곳의 화단들에서는 꽃과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채소만 해도 고추, 배추, 부추, 깻잎과 상추 그리고 겨자채까지 밥상 위에 올라갈만한 것들도 많았다. 아마 대부분의 주민들이 화분이나 화단을 가꾸는 것 같고 이들은 대부분의 골목길마다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 주민들은 그렇게 아기자기하게 가꾸는 화초들을 자기네 집 담벼락이나 울타리 속에 꽁꽁 모셔놓지 않는 것 같다. 골목 어귀에, 문 옆에, 담 아래로 내놓고 기른다. 덕분에 골목 골목이 푸르다. 골목길의 모퉁이, 전봇대 옆, 집 앞, 정류소 등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장소에 놓아둔다. 어딜가나 화분, 화단에서 자라는 녹색이 안 보일 수가 없다. 길가에 놓아둔 화분에서 피어진 꽃은 이 동네의 정서인 것 같다. 골목길은 골목이라는 틈새와 같은 공간이라고 하기도, 길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 집과 집의 사이다. 그 사이는 누군가의 공간일까? 그렇지는 않다. 주민들은 그 비어있는 애매한 공간에 자기들의 화분을 가져다놓았다. 이것을 일종의 사적점유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골목길이란 건 아마 원체 그런 공간일지도 모른다. 집 사이로 난 공간, 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탁 트이지도 않은 공간이라서 어차피 그 공간을 사이에 둔 주민들은 마주치기도 해야 하고 나누기도 하고 이 공간을 같이 돌보고 가꿔야 한다. 화분이니 화단이니 길을 더 좁게 만든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너도 나도 나름대로 애정을 가지고 한 구석을 가꾼다고 가꾼 흔적이지 않을까?
골목 가장 자리에서 주변을 싱그럽게 만들어주는 이 식물들은 주민들 한명 한명에 의해 가꿔졌고, 이 길 또한 주민들의 공간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이 어쩌다보니 자기 집 뿐만 아니라 동네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각자의 골목길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집과 집 사이에 어쩌다보니 생겨난 이 공간은 가꾸어지는 화분과 화단, 의자에 앉아 쉬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인사와 만남 등으로 메워진다. 그 사이가 메워지면서 가끔은 정감있고 가끔은 미운, 얽혀사는 이웃이 되나보다.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발견했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적어도 골목길이라는 공간을 통해 이곳이 '동네'로 있는 것 같다.
2011.12.13 05:57:25
뭔가 자꾸 끝이 거창하게 가면서 약간 무리하는 것 같은데 암튼 조금 바꾼 것. ---
동녘 part - in - 서촌, 이 동네는 집들이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부대껴있다. 산으로 이어지는 언덕 위에 이곳의 모든 집들과 골목길들이 즐비해있다. 이 곳을 돌게 된 때는 여름과 가을 사이였는데, 골목 골목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녹색의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문 앞, 담벼락 앞, 골목 어귀에 놓여진 화분들과 가꾸어진 곳곳의 화단들에서는 꽃과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채소만 해도 고추, 배추, 부추, 깻잎과 상추 그리고 겨자채까지 밥상 위에 올라갈만한 것들도 많았다. 아마 대부분의 주민들이 화분이나 화단을 가꾸는 것 같고 이들은 대부분의 골목길마다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 주민들은 그렇게 아기자기하게 가꾸는 화초들을 자기네 집 담벼락이나 울타리 속에 꽁꽁 모셔놓지 않는 것 같다. 골목 어귀에, 문 옆에, 담 아래로 내놓고 기른다. 덕분에 골목 골목이 푸르다. 골목길의 모퉁이, 전봇대 옆, 집 앞, 정류소 등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장소에 놓아둔다. 어딜가나 화분, 화단에서 자라는 녹색이 안 보일 수가 없다. 길가에 놓아둔 화분에서 피어진 꽃은 이 동네의 정서인 것 같다. 골목길은 골목이라는 틈새와 같은 공간이라고 하기도, 길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 집과 집의 사이다. 그 사이는 누군가의 공간일까? 그렇지는 않다. 주민들은 그 비어있는 애매한 공간에 자기들의 화분을 가져다놓았다. 이것을 일종의 사적점유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골목길이란 건 아마 원체 그런 공간일지도 모른다. 집 사이로 난 공간, 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탁 트이지도 않은 공간이라서 어차피 그 공간을 사이에 둔 주민들은 마주치기도 해야 하고 나누기도 하고 이 공간을 같이 돌보고 가꿔야 한다. 화분이니 화단이니 길을 더 좁게 만든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너도 나도 나름대로 애정을 가지고 한 구석을 가꾼다고 가꾼 흔적이지 않을까?
마을 사람들은 어쩌다보니 자기 집 뿐만 아니라 동네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각자의 골목길을 돌보고 있는 게 아닐까싶다. 집과 집 사이에 생겨난 이 공간은 가꾸어지는 화분과 화단, 의자에 앉아 쉬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인사와 만남 등으로 메워진다. 그 사이가 메워지면서 가끔은 정감있고 가끔은 미운, 얽혀사는 이웃이 되나보다.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발견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골목길은 단순히 집과 집 사이에 우연하게 생긴 공간일 뿐만이 아니다. 그 이상으로 사람의 온기가 머물고 온갖 흔적들로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말하자면 동네를 이루는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공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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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처>
Intro
이번 프로젝트 초기에 서로의 마음의 고향을 떠올려보고 이미지화해서 서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당시 떠올랐던 키워드는 '거처'다. 나에게도 머무르고 싶은 장소, 좋은 기억, 지키고 싶은 곳이 있다. 내 고향 동물농장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누구도 머무르지 않음으로써 폐허가 되어버렸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옛 고향의 이웃의 정과 공간에 대한 애착을 찾을 수 없다. 쌀쌀맞고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들이 오밀조밀 붙어있는 동네, 흐르는 문화가 하나도 없다 보니 사람들과 접촉할 이유도 없어진 것이다.
흔히 들을 수 있는 이 시대의 이슈는 도시인들이 농촌으로 귀향한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시골의 정’이 농촌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인심은 시골의 특산물이 되었다. 그래서 모두들 '도시로부터의 탈피'라고들 이야기를 한다. 도시 속에서 마음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다 보니 각자 자신들이 마음을 붙이고 있을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로 인한 이웃과 고향이 뿔뿔이 흩어진 가운데, 서촌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면서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이 마음의 고향을 찾아 귀향하는 곳이 있다면, 도시 속 마을이 이루어지면 어떨까? 지금 시대에 필요한 공간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그런 것들이 궁금했다.
내가 서촌을 통해 공부하고 싶었던 것은 Hardware와 Software, 즉 공간과 삶의 방식이다. 공간과 사람, 그 사이의 관계말이다. 조건이 갖추어진 자신만의 완벽한 고향으로 '돌아가는'것이 아니라 어떤 공간을 주민으로서 '함께' 가꾸어가는 것. 그것이 서촌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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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사진)
서촌 거리의 가게는 대부분 땅딸막하다. 작은 사무실쯤 되는 정류소, 옷가게, 나무공방, 중국집, 친환경 물품 판매점, 비디오 대여점, 예쁜 카페, 구멍가게, 신문사, 아주 오래된 서점 등. 마치 이 거리는 대형 마트의 카테고리를 옆으로 뉘어놓은 느낌이었다. 오래되고 새로 지어진 건물들이 얽히고설켜서 말이다.
(***만들지 스케치 사진)
그 사이에 간판 없는 가게가 눈에 띈다. 그 안에는 창호지가 덕지덕지 남은 낡은 문, 물고기 그물 같은 커튼, 벽면에 붙은 계란반. 범상치 않은 공간인 듯하다.
이곳은 [만 들 지]다.
만들지는 '생각한 것을 현실화하자, 상상한 것을 종이란 세상에 풀어보자, 무엇이든 만들어보는 나만의 세상'이라고 한다.(이유정 디자이너 블로그 참조. blog.daum.net/mandleji) 이곳은 재료부터 결과물까지 자연과 연관되어 있는 것들을 이용해 디자인을 작업하는 공간이다. 갈피표, 손수건지갑 등을 수제로 만들고 접시에 수채화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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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사진)
['만들지' 자연디자이너 이유정]
(***작업물 사진들)
-만들지의 작업물로는 한국의 야생화를 그린 책갈피와 휴지의 일회성과 방수가 되지 않는 손수건의 결함을 보완한 손수건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그 밖에도 하고 있는 다른 작업은 서촌의 파편과 재료들을 이용해서 문을 만들고 있어요. 저기 보이는 문들도 버려진 틀이었는데 다시 리사이클링 한 것이죠.-
궁금한 점이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홍대를 문화 작업의 중심지로 시작하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 문화작업지에 대한 환상에 젖은 사람들이 모여들다 보니 점차 소비의 거리, 유흥의 대표 공간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반면 서촌에서도 젊은이들이 들어오는 것 같았지만, 점거하고 판치는 느낌은 아니었다. 이곳은 무엇 때문에 오게 되는걸까?
-원래는 홍대에 작업실이 있었어요. 저를 비롯한 친구들과 같이 작업을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홍대의 대부분의 공간이 유흥가로 바뀌면서 정이 떨어졌어요. 그렇게 다른 작업공간을 찾고 있었는데, 수소문 끝에 서촌을 알게 된 거죠.-
서촌에는 이곳저곳 젊은이들이 많다. 주로는 카페, 개인 작업실이 가장 많았는데 대부분 열린 공간이었다. 소문으로는 마을주민들이 카페에 가서 신 메뉴를 제시하기까지도 한다던데.
(***할아버지 사진)
중절모와 신사복을 차려입은 멋쟁이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다. 한 손에는 깨진 컵, 한 손에는 우편물을 들고 계셨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보니 서로 가까운 사이신 듯 보였다. 그 두 개를 이유정 디자이너에게 건네고는 밖으로 나가셨다.
-이쪽 마을 분들이요? 오지랖들이 아주 넓으시죠! 제 작업실은 개인 작업공간이기도 하지만 일종에 마을사람들이 드나드는 사랑방이기도 해요. 보셨듯이 깨진 컵이나 망가진 것들을 많이 갖다 주시는데요.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물건들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만들지 제 역할이에요.-
-서촌은 작업하기 굉장히 좋은 공간이에요. 굉장히 재미있지요. 앞서 말하신 것과 같이 건축도 다양하고, 흐르는 문화들도 다양해요. 조용히 작업하기도 좋은 공간이구요. 이 마을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요.-
-'백년골목'이라고 아세요? 뒤쪽 길에 가면 백 년 전의 모습을 유지해오고 있는 골목이 있어요. 오랜 시간동안 지켜져 온 것은 건축물이나 어떤 물질들이 아니고, 삶의 형식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옆에는 자신의 집 앞에 꽃을 매일 가꾸는 주민의 집이 있어요. 이렇듯 이 마을 사이에서는 주민들끼리만 아는 재미있는 비밀들이 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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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골목
-헬레나(짧음)
-리즈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