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뭔가를 만들어내고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일이 부쩍 늘어났다. 즐겁고 재밌기도 하지만 여전히 한 구석에서는 두려움을 먼저 내놓는다.

  ‘하다 막히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것을 깨부수겠다.’ 던 처음의 의지는 어디로 갔는지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피하기에 급급했다. 9월에 했던 회고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더 신경 쓰였던 건 내가 지금 함께 얼굴을 맞대고 있는 이 사람들로 내 허전함을 메우려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빈자리는 빈자리대로, 지금 함께 하는 사람들은 그들대로 마음을 떠나보내지 않고 잘 가고 있다.

  나는 내가 느리다는 것에 대해 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뭐든지 느리다는 생각이 내 발목을 붙잡고 놔주질 않고, 내가 느려서 괜찮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데 이번 학기를 보내면서 그 느림을 나의 장점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요즘 나는 꽤 좋은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늘 하자 오는 게 즐거운데 그 기분에 비해서 서로에 대한 관심은 많이 가지지 않은 것 같다. 학기 초, 설레는 마음으로 뭘 같이 하면 좋을까, 어떤 사람들일까 고민하면서 가졌던 관심은 어느 새 가라앉고 내 걱정만 붙들고 있었는데 이번 회고를 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관심을 표할 여유가 충분했는데도 그렇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부르짖었던 ‘팀’에 대한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학기의 시작과 함께 생활이 안정되고 있고, 내가 하고 있는 것들, 주변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기 중간병을 한차례 겪었고, 앞으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장담을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찾아오지 않게 하려고 한다.

  앞으로 한 달 뒤, 11월에 할 회고에서는 여전히 하루를 맞이하고 보내는 것에 설레임을 갖고, 같이 하는 사람들이 어떤 걸 잘 하고, 뭘 할 때 즐거워하는지는 알게 되었다, 고 말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