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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영상글 수 646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쓰다보니 제가 모르던 부분이 많았고, 오히려 다음 목표가 잡히기도 해서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저 스스로의 분기점을 만들어 중간회고를 해야겠어요 ^^
09.10.26까지의 자기 평가서 10점 만점에 4점이다. 휴학기간동안 내 스타일을 잃었고, 그로 인해 흐지부지 풀려서 조잡하게 사고해왔다. 학습계약서에 따르면, 이번학기에 나는 영화에 집중하고 팀에 잘 적응해야 했는데, 그런 점들이 흐지부지하게만 적용되어 실질적으로 내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또한 유리의 지적대로, 후기를 쓰지 않은 것이 지금까지 내 점수를 4점밖에 주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원래는 후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후기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연결해나가는 부분을 확실하게 밝힐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조차도 무슨 소리인지 모를 때가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학기 시작 이후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페미니즘 공부다. 페미니즘 자체가 광범위해서 집중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반면에, 의외로 학습 경로를 조잡하게나마 그려나가고 있다. 읽고 있는 책은 ‘페미니즘의 도전’과 ‘섹슈얼리티 강의(첫 번째와 두 번째)’인데, 페미니즘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시민문화 워크숍과 연결되는 지점도 찾고 있다. 지금은 시민의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더불어 내가 작업자로서 내가 느낀 문제의식을 어떻게 표현하고, 문제와 내 해답 사이에 어떤 타협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예전부터 이야기 전달자, story teller가 되고 싶었고, 그것이 내 이야기로부터 뻗어 나와 굵은 가지부터 얇은 가지까지, 내 목소리가 하나의 큰 고목나무로 성장하길 바랐다. 그런데 지금 발전하지 않은 채 이전과 다르지 않은 학습 과정을 밟고 있다. 휴학이 나에게 도움은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만 되었다. 지금은 story teller로 나아가는 학습의 과정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먼저 꾸준히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매번 소/대규모 작업을 할 때 내가 story teller가 되고자 했던 동기도 놓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끈기 없이 다 포기하고 주저앉는 습관도 자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개인 과제는 페미니즘 관련 서적과 영화 찾아보기, 보는 족족 리뷰 써서 올리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기,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자 정규 프로젝트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말만 들으면 진부하기 짝이 없는 과제인데 사실 진부한 게 가장 중요한 거다. 성보씨 워크숍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나리오 쓰고 찍는 거라 별 문제 없었는데, 프레드 워크숍은 학습계약서에 하고 싶다고 써놓고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가장 큰 영향이자 문제점은 지각, 아니 반나절 결석인데, 일주일간 계속 반쯤 정신이 나가서 눈이 풀린 채로 지내다가, 그 다음 주인 지난주는 찔끔찔끔 늦고 있지만 많이 나아졌다. 그리고 그 다음 주인 이번 주는 정확히 10분 일찍 자고 그만큼 일찍 일어나는 게 목표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덧붙여, 오후 워크숍 시간마다 습작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습작부터 차근차근 밟아 09가을학기에 영화 한 편을 찍는 게 목표이다. 팀원들과 회고 종이를 돌리면서 느낀 건, 나 혼자 관심 분야와 관련된 영화나 책을 너무 적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에 집중하겠다는 사람이 보라고 한 영화만 봐서 민망하다. 그래서 이번 주 이후로 주말에 영화 최소 두 편 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화 리스트는 이 글에 댓글로 달 것이고, 계속해서 추가해나갈 예정이다. 두 달을 너무 정신 놓고 보냈고, 프로젝트를 너무 의미부여만 한 채로 흘려보냈다. 매 번 하는 다짐이라 정말 창피한 말이지만,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시작할 것이다. (+) 내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이유는, 내 톱니바퀴에 매체작업자와 story teller를 추가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내가 굳이 공부, 페미니즘 공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말에 ‘설득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설득력 없이 내 안에 있는 얕은 지식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만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매체작업을 하기엔 설득력도 없을뿐더러, 매체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여성의 성 상품화와 한국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가부장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그래서 관련 서적을 읽고, 그 안에서 나 스스로 내 가치관이나 주관을 잡고 싶고, 더불어 ‘설득력’도 갖고 싶다. 좀 더 정확하고 정돈된 공부 목표는 내년 봄 학기부터 잡아나갈 예정이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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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옳은가?
김주현 건국대 교양학부 강의교수의 신간 ‘외모 꾸미기 미학과 페미니즘’은 페미니스트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봄직한 질문들을 던지며 시작한다. 뒷골목의 속닥거림으로만 남아있던 ‘외모’에 대한 전문적이고 공식적인 연구이기에 독자들의 호기심은 더욱 커진다.
김 교수는 책에서 여성에 대한 미적 압력을 극복하려는 다양한 예술적 실천들의 사례를 짚어가면서, ‘페미니즘 외모 꾸미기 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는 이성 중심주의, 자본주의와 결합한 산업논리 그리고 가부장제의 공모 하에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미학은 여성의 신체를 열등한 것이자 경멸의 대상으로 보면서, 그 신체미조차 남성 쾌락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꼬집는다.
책은 이러한 여성에 대한 이중의 미적 경멸을 해결하고 여성주의적 관점에서의 외모 꾸미기 미학을 찾기 위해 미적 금욕주의, 나르시시즘, 그로테스크의 반미학을 차례로 살펴보고 있다.
첫째 대안은 여성에게서 여성미를 지워버리는 ‘미적 금욕주의’다. 미적 금욕주의는 여성의 미는 신체미가 아니라 ‘이성의 미’라고 재규정하고, 신체가 남성에게 ‘감각적’ 쾌락을 제공하는 시선의 대상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다음의 가능성은 ‘나르시시즘’이다. 나르시시즘 미학은 가부장제 미학의 전통적인 여성미를 찬양함으로써 가부장제와 남성적 미학을 전복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들에 대해 저자는 가부장제 미학을 확고부동한 전제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여성에 대한 미적 경멸을 조금씩 수정해나가는 처방이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가부장제 미학 체계가 가진 근본적 문제를 넘어설 새로운 미학 패러다임으로 ‘그로테스크의 반미학’을 제시한다. 즉 가부장제 미학이 얼마나 낯설고 기괴스러운지를 보여주고 여성의 긍정성을 과시함으로써 가부장제와 분리된 ‘여성만의 아름다움’, 여성 중심의 미학과 체계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오를랑은 ‘오를랑의 거듭남’(1990~93)이라는 주제로 아홉 번의 성형수술 연작 퍼포먼스를 자신이 직접 진행했다.
그는 서양미술사에서 보증하는 다섯 미녀를 모델로 삼아 완벽한 미를 구현하려고 시도한다. 살을 가르고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수술의 과정 끝, 그의 얼굴은 아름답기보다 우스꽝스럽고 기괴하게 변형된다. 이러한 오를랑의 퍼포먼스는 미의 담론을 지배하고 작동시키는 남성의 기준을 여성의 신체 안에 각인하려는 욕망이 ‘실현 불가능함’을 폭로함으로써 가부장제 미학에 도전한다.
저자는 외모 꾸미기란 매 순간 자신을 결정하고 정치적 지향을 드러내는 일상의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여성의 외모 꾸미기는 일상의 미적 행위 속에서 반가부장제적 가치를 체현하는 미적 액티비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희망대로 이 책이 철학적 미학과 페미니즘이 공유하는 비판적 정신을 일깨우고 민감한 감수성으로 자신의 신체에 미적 혁신성을 체현하는 미적 액티비스트들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