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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오늘도 산을 오르고 오르신다. 해가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간의 산 속은 할머니에게 차갑기만하지만 오늘도 작은 그 두 발은 산으로, 더 높을 곳으로 향한다. 굳게 다문 입술과 표정에서 7년이라는 시간이 느껴진다.
주변에 있는 생물들이 죽어갈만큼의 전자파를 내뿜는, 초고압 송전탑이 논과 밭 한 가운데에 세워진다는 통보를 들은 후

할머니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지셨다고 한다. 땀흘려 일구던 논과 밭이었고, 그 무엇하나 조상님 그리고 자신의 몸과 함께

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매일 이렇게 새벽같이 몸을 이끌고 산에올라 옥수수와 떡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면, 손주뻘 되는 인부들이 작업을하러 올라온다고 한다. 인부들이 철탑을 세울 부지를 위해 나무들을 베려하면 자신의 몸으로 나무를 감싸안으신다. 나무를 베려면 나를 먼저 베어야 할 것이라고, 우리의 마을을 내버려 두라고 외치시며 있는 힘껏 나무를 끌어안으신다. 젊고 힘이 넘치는 인부들은 나무하나를 베는 척하다 다시 다른 나무로 옮겨 가고, 발이 빠르신 편인 할머니는 그 인부들을 따라가 나무를 다시 안고 또 따라가고..안고..의 반복이 계속된다. 그 가운데 손주뻘인 인부들에게 모욕적인 말들을 듣고, 조롱당하지만 나무를 지키고, 삶터를 지키겠다는 할머니는 한 번도 먼저 포기하신 적이 없으시다.

 

"내는 죽는건 무섭지가 않어. 쫌 편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말이제, 그냥 내비두라고, 내비둬.
 저기~저 산부터 이 땅까지 우리 조상님부터 내 손이 안 닿은 곳이 업응께, 걍 있는 그대로 우리를 쫌 내비두라고.

그대로 있게 두라꼬"

 

처음에는 이름도 생소하던 765kV 송전탑과의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 후, 할머니는 점차 송전탑의 문제가 결국 에너지 정책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셨다고 한다. 정부의 원전르네상스 정책에 맞추어 신고리 원전 8기가 건설되게 되었는데, 1호기와 2호기는 지난해와 이듬해 가동을 시작했고 3,4호기 또한 내년과 내후년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고리원전 4기와 합쳐지면 총 12기의 고리원전이 울산지역에 세워지는 것인데 이 때에 나오게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전기를 도시로 운송하기 위해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도"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정부는 말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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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난과 하록과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메세지를 가지고 있을 것인지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걸 알게되었어요.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을 할머니 개인의 이야기로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이 무거운 이야기, 사실들을 "지구를 지키는 할머니"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왠지 무겁기만 해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인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글짓기가 과제라서 써보긴 하였는데 서론_본론_결론 이나 인트로에서 아웃트로가 딱! 있는 글을 아직 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조금 더 생각정리와 시간이 필요할 듯하기도 하고 해서 결국 글의 끝맺음을 하지는 못했네요. 하지만 계속 수정해나갈 것이니..! 그런데 이렇게 쓰는 것이 맞는가..!?하는 걱정도 조금 들지만.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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