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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시민문화 워크숍글 수 603
지금까지 여섯 명의 시인들은 각기 다른 ‘시(市/詩/時/施/視/翅)’를 가지고 강의를 해 주셨고, 어떻게 보면 다른 말들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코 다른 내용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섯 명의 시인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생각하는 현재는 ‘지금’ 을 살아가는 것이었고, 그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냥 있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가혹하고, 부정하고 싶은 일들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저 과거는 과거로서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현재는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내면 되는 거고, 앞으로 다가올 일들과 함께 골칫덩어리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 때는 이 이상하고 복잡한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지 않았고, 고민 할 때가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 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지금은 무엇이 현재인지, 과거였는지,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딱히 나눌 수 없는 부분에 이르렀고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니까 여섯 명의 시인들이 말하는 ‘현재’ 라는 것에는 내가, 지금,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는지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 하고 싶은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부분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었다. “막상 들어와서 보니 로봇 손끝의 한 부분을 15명 정도가 함께 연구하는 것이 바로 전자공학이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학문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라는 권혁일 시인의 말처럼 어떤 세계를 만들어가고 그 세계를 채워가는 것은 누구 혼자만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세계라는 것, 그리고 각자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는 늘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그것들을 모른 척 하라는 유혹에 시달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앞으로 나서서 움직이기도 한다. 세계라는 것은 작게는 나일 수도 있고, 내 주변의 사람들일 수도 있고, 좀 더 나아가 더 큰 곳일 수도 있다. 지금 나의 세계는 나와 내 주변사람들인데 이 세계를 어떤 눈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볼 것인가는 당장 나올 수 있는 대답도 아니고 분명한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의 세계를 찾고 만들고 그 세계를 잘 굴러가게 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세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부분에서부터 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할 것인가, 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를 보고 세계를 보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마을을, 그리고 마을에서 작업자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사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그냥 넘길 수 없는 게 됐다. 우리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래서 어떤 작업자가 될까, 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생각하려고 하는 것이다. 계속한다는 것, 무언가를 이어간다는 것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함께 한다. 나타나는 방식이 다 다르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는 것이고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가, 에 대해서만 급급하게 생각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를 찾아서 생활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나의 역할을 찾는 것도, 나의 위치를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질문들을 찾아내고 그 질문들에 하나씩 답을 하기도 하고 또 새로운 물음들을 가지다 보면 우리가 이 세계에서 어떤 모습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힌트가 될 것 같다. 지금 가지고 있는 질문들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질문 속에서 또 다른 질문을 찾고 싶다. 정해진 답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기에 보다 좀 더 확실한 자신의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섯 명의 시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과연 어떤 ‘시민’ 으로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작업을 한다는 것, 작업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끊임 없는 자기 질문과 그 것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할 수 있었다. 자신이 하는 것에 책임감을 가지고 그냥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앞으로 지금, 이 곳에서 나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한 번 던져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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