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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시민문화 워크숍글 수 603
"나의 위치에서 먼저 인식하기"
지금까지 ‘세상을 구하는 시인들’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6분의 시인들을 만났다. 각각 다른 길을 밟고 오신 분들이었고, 각각 다른 삶의 한 부분을 꺼내놓으시면서 시민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눠주셨다. 이제는 워크숍을 통해 만나게 된 시인들을 보고, 나는 어떤 ‘시’자를 가질 수 있을까,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 시민이 될까 고민해본다.
-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워크숍을 통해서 나는 내 입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입장에 대한 고민은 내가 발을 들이는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내가 하는 행위에서도 '나의 입장'이라는 고민이 생긴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서의 나의 입장은, 너무 크게 생각한 나머지 내 고민의 범위에 잘 들어오지 못했다. 하승창 선생님의 말씀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나만, 내 내면만을 돌아보는 것뿐만 아니라 내 주위에 나를 둘러싼 세계와 생명에 대해 인식하고 되돌아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내가 꿈꾸는 세상’ ‘어떤 세상을 원하는가,’ 그것에 따라서 어떤 시민이 될 것인지가 결정이 되는 것이라고 했을 때, 나는 내가 충분히 주체적인가 고민해보게 되었다. 매번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되려는 연습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누구에 의해’가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이 주체가 된 적은 많이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을 내 것으로 가져오고, 나에게 자신을 갖는 일부터 조금씩 내가 주체가 되는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변해가는 나를 만나면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를 형성해가는 것. 또 이제껏 낯설기도 했던 '시민'이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한다.
- 나는 한 사람의 개인이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기도 한 집단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나 한사람으로서 맺고 있는 관계의 가지는 수도 없이 많으며 그 관계 속에서 나는 한 시대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또 나와 이어진 관계를 인식했을 때 나는 내 밖으로 시선을 두게 된다. 나는 내가 ‘개인’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한 순간 한 순간 내 현실을 받아드리려고 할 때는, 그 현실이 나만의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수많은 관계와 엮여있는 나 역시도 조금만 관심을 두지 않아도 내 현실과 다른 현실을 구분 짓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여러 사람이 하나로 뭉뚱그려지는 것보다 개별적인 관계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런 관계 속에서 질문을 만들어 가고, 서로를 인식하면서 질문을 하고, 또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여러 관계에서 나는 나 한사람이 줄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며 고민하고, 관계 속에서 ‘쓰임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자격지심이 들어 그대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 자신을 받아드리는 연습부터 더 크게 관계,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연습을 해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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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세계' '세상'은 늘 먼 일 같았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세계'는 나의 일상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세계 속의 한 부분이다. 이제는 조금씩 이런 의식을 갖게 된다. 하승창 선생님의 말처럼 "시민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세상/사회를 바꾸기도 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한 사람'이 갖게 되는 역할의 힘은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사회를 바꾸겠어!"하는 야망을 품고 있지는 않다. 다만, 내가 보고 , 듣는 것이 내 생각으로, 생각에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식을 갖는 중이다.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인데, 시대를 읽고 상황을 인식하는 것은 사실 나와 떼어 놓고 싶은 현실이기도 했다. 나와 국가는 따로 떨어트려 생각하고 싶은 관계였으며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에 눈을 감아 두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국민’이라는 단어가 여태까지 그렇게 낯설다. 그런 와중에 내 현실과 맞물린 세계의 현실을 인식하는 것은 내가 그 현실을 바라보려는 눈을 열어두지 않으면 인식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에게 세상에 눈을 열어두는 일은 무서운 일이었다. 눈을 감아두고 싶고, 관여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은 세상이었다. 하지만 그 세상의 현실이 나와 많은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방관자가 되고 싶지 않았고, 눈을 열어두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시대를 읽는 눈 역시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 임민욱 시인의 강의 때 "작가는 생존보다는 실존이 중요하다. 작가는 대화, 질문을 이끌어내는 매개자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실존’이라는 말과 ‘매개자’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또 "예술가는 정치가 해놓은 세상에서 다른 언어를 갖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하셨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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