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가 되면서 나는 디자인팀의 구성원이 되었고 거의 매시간을 한 공간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왔다. 처음에는 내가 어떤 한 공간에 소속이 되고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 낯설게만 느껴졌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이 공간과 디자인팀의 구성원이라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팀이라는 이름 아래 작업을 함께 하면서
구성원과 '팀' 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전에서는 팀이 같은 일에 종사하는 한 동아리의 사람이라고 설명되어있다.
물론, 나와 디자인팀의 구성원들이 시각적인 매체와 그 매체가 자신을 표현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나누고 있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팀이 매체를 나누는 사람들로만 묶여질 수 있을까? 하나의 팀을 이룰 때 각각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톱니가 되어 톱니바퀴를 굴리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모임 때 이야기 했던 업어가는 것, 업혀가는 것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것에 대해 막힐 때는 팀 구성원들이 나를 업어가고, 팀 구성원들이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내가 그들을 업어가는 것. "함께 간다" 는 말이 팀을 이룰 때 중심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디자인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작업을 하고, 보여주는 것이 익숙해져버린 탓인지, 디자인 방문 너머에 전체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마루에서는 그것이 내 태도가 소극적이 되었다. 오직 익숙한 공간에서만 나를 드러내고, 나를 표현했던 것 같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선을 가지고 두는 행위가 디자인 방에서만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것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있으면서도 전체가 모여 있는 공간에서 나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에 지레 겁부터 내지는
않았는지. 공간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체가 사용하는 게시판도  포함해서 말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게 되고, 전체가 그것을
본다는 부담감 때문에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으로써 나는 타인의 의견을 듣는 입장으로
그 공간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견을 듣고 나의 생각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원래 문이라는 것은 드나드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나에게 문이라는 개념은 한정된 공간에서 갇혀있는 벽이다. 이 문은
내가 넘어야 한다. 나는 디자인팀의 구성원인 동시에 주니어이기도 한데 이 두 가지가 따로 분리된 것처럼 하자에서 나의
생활이 지속되었다. 디자인팀뿐만이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이 공간에서 나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고 내가 하나의 톱니로서
구성원의 역할을 다 할 때, 비로소 톱니바퀴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는 항상 어떤 상황이 닥치면 내 안에서는 그 상황을 건드리고 들여다보고 부딪치면서 단단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한 없이 움츠러들고 작아지게 된다. 늘 나의 부족한 점이라고 이야기 해온 것을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지금 이 시점은 나에게 있어 꼭 전환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이 에세이를 쓰는 것도
그 문을 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된다. 이것은 나의 에세이이고 내가 정리해내야 하는 나의 글이다.
어느 누가 대신해줄 수 없고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 벽을 넘을 수 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