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올려놓는다고 누가 읽을지는 모르지만 :)


아무튼 오늘은 첨부된 파일들이 발표문이고

나는 다섯 토론자 중 한 명인데

이렇게 써놓고 엄청 야단 맞을지는 모르지만 하하...

그래도 발표문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실망감과 불편함은 많이 드러내지 않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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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현황과 발전방안 세미나 토론문


하자작업장학교 김희옥 2013. 5. 23.


오늘의 발표문 두 편을 읽으면서 최근 몇 년간 대안교육현장들 내부에서 지속해왔던 ‘정명’(正名)의 노력이 청소년과 청소년교육을 염려하는 분들 사이에 좀더 공감을 일으켰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안교육현장의 정명운동은, 교육은 사유화될 수 없고, 도구화될 수 없으며, 평등한 기회의 권리와 공공의 행복을 지향하는 큰 비전 속에서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명운동은 대안교육현장에게 요구되고 있는 사회적 소명을 헤아려보는 운동이었고, 아무 것도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 불안전한 위기의 시대로부터의 교육적 전환을 기획하는 시민적 책무운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성기교수님의 글에서 가장 주목하게 되었던 것은, 대안교육은 어디로 가야할까 라는 문제를 두고, 대안교육이 왜 필요하냐는 것은 일반학교도 대안학교도 다니지 않는 ‘학업중단자’를 위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학업중단자’들을 고려하면 현재의 위탁교육기관의 수준과 규모로는 크게 부족하므로 교육현장으로서의 정비와 확대가 필요하고 이는 사회적 비용의 절감은 물론, ‘학업중단자’들에게도 ‘행복한 교육을 받을 기회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김성기교수님께서는 현재의 비인가대안학교들은 “공교육의 전통적 교육방식을 거부”하면서 소규모의 사례에 집중하여 이 ‘학업중단자’를 제대로 배려하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습니다. 김성기교수님께서 염려하시는 ‘학업중단자’들에 대한 고민은 대안교육현장의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비인가대안학교들이 세상을 좀더 낫게 만드는 교육과 성장에 집중하느라 결과적으로 ‘거부’하게 되었던 것은 ‘전통적 교육방식’이라고 뭉뚱그려서 말해질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전통적인 교육’이 아니라,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입시중심교육, 승자독식, 무한경쟁의 교육방식에 대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육방식은 끊임없이 ‘학업중단자’를 만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교육의 제도안에 있는 학생들 또한 ‘행복’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위탁교육기관의 제도적 확충을 당장 실행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문제를 만들었지만, 어쩌면 우리들 스스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실력’이 없습니다. 미래의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언급하셨지만, 이미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때입니다. 


최근에 518을 지나면서 미디어에서 소위 ‘일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었고 현재도 그렇습니다. 주변의 선생님들과 그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그 ‘일베’도 문제겠지만, 일베이든 아니든 청소년들이 그 언어를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가 될 거라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518 관련된 이슈가 문제가 되기 전에, 일베사이트에서 아주 유명했던 게시글 하나를 복사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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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실력’이 있을까요? 제가 이 게시글을 보여드린 것은 자극적인 게시글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글의 언어들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이유로 그러나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일베들의 에너지 때문에 기가 죽다가 조금만 눈을 돌리면, 최근 국제노동기구(ILO)는 얼마전 “대한민국 청년 5명중 1명이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이다”는 다소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2013 세계청년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중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인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19.2%였다고 합니다. 다섯명 중에 한 사람은 니트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요. 청소년, 청년들이, 우리 다섯아이 중의 하나가 니트가 되어버렸습니다.

대안교육현장의 ‘정명’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쩌면 큰 기대와 포부로 시작하였을 것인데, 결국 이 ‘실력’ 문제에서 난감함을 공유하고 부족함을 시인하는 데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지난 십오년여의 경험이 무위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대안교육현장에는 ‘학생 스스로의 학습동기와 성장의 동력’을 끌어내는 데 실력이 꽤나 높은 고수들이 많이 계십니다. 위탁교육시설들이 대안교육현장이나 대안교육시설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자면 아마도 그 고수들의 협력과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염병훈선생님의 여러 가지 공공화 제안들은 그러한 협력과 조언의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좀 비관적입니다. 지금은 단도직입적인 처방도 좋은 아이디어도 시설의 확충이나 예산의 확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좀 ‘못하겠다’ 그럴 실력이 없다고 인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인가대안학교들이 콧대 높게 뭔가 해보겠다더니 좀더 보편적이고 문제를 안고 있는 청소년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비판하는 것도 좋지만, 바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십오년여간 비인가대안학교에서 해볼만한 것들은 많이 해봤으니까요. 이제 정말 문제와 마주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왜소한지 이제 서로 손잡고 일단은 좀더 고민을 나누고 공감하고 함께 속수무책이 되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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