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구하는 [ 市 詩 時 施 視 翅 , 柴 ] 人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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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英雄]
[명사]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



처음 시민문화 워크숍의 이름에 대해 들었을 때는 각자 방면에서 영웅이라고 불릴 만한 분들의 이야기인지 알았다.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이라니, 무엇을 하면 그런 말로 소개되어질 수 있는 사람들일까했으니 내가 보는 '시'는 市, 詩, 時, 施, 視,翅 . 이 6글자 말고는 없었다.
한번은 우연한 기회에 이동천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그분께서 '지금의 사회는 앞에 서있는 소수가 열심히 색깔을 바꾸면 나머지들이 편승해서 너무도 쉽게 색깔을 따라 바꾸는 구조.'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난다.
아마 그 내용은 '공동체' 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다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럼 공동체란- 사회, 세상은 정말 그런 구조인걸까? 시민, 나는 영웅들에 뒤를 따르는 물고기의 비늘일 뿐인건가? 그렇지 않다.

나는 여태까지 군중과 시민이라는 말은 같은 뜻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저 군중, 시민들이라는 집단 속에서 흐릿하고 맹목적으로, 그리고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개인,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나라는 사람 따로, 시민 따로였다.
꽤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이라도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촛불 집회에도 한두번씩 참여하게 된 것의 시작이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나의 시민으로서의 역할은 '촛불을 든 군중의 한 사람'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촛불집회자들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나도 그러한 사람들 중 하나이고, 촛불집회에 참여한다는 것이 어렴풋이나마 자신의 입장을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방법 중 하나라는 것도 인정한다.
다만 시민으로서의 역할과 할 수 있는 일들이 그곳에서만 멈추기보다는 그 너머가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시민이라는 정체성을 인지할 때는 어떤 이슈나 현상과 내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들이 일어나는 곳은 이 세상, 사회 안이고 그 안에는 나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여러 사유를 가지고 엮이고 관계하고 있다. 하승창 선생님께서는 모두가 대동단결해서 획일적인 방식, 생각으로 밀고 나가기보다는 '연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고, 그것은 市민 개개인의 각기 다른 방식과 역할, 할 수 있는 일들을 나누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하셨다.
어떠한 집단으로 그려지기 이전에, 분명한 개개인이 존재하고, 그 관계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연찬.

계속해서 마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그 맥락이다. 마을은 딱딱하고 막연하게 커다란 느낌보다는 보다 친근하고 정감있는 느낌이다. 시민문화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주위의 관계를 조명하게 되는 것만큼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각자가 그 자신의 마을을 위해서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해내고, 나누면서 나름의 이야기와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어야 한다. 마을의 범위, 그리고 '주변' 이란 무엇인지 고민할 지점이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자신의 시선과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을 그렇게 부르고 싶다.  나는 마을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나는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그 중에서도 쓰레기 또는 여러 사회 이슈에 대해서 걱정하는 사람이다.  
환경미화원 쯤 되나 싶은데 (딱히 안 그러는 사람도 없는 것 같지만),  또한 나는 음악가, 작업자라는 정체성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자원낭비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감속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하는 바람으로 텀블러 사용 권장과 보급 (곧 있으면 손수건과 수저주머니도 나올 예정.) 을 주축으로 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또 나는 음악가이고, 나름대로 작업자 혹은 예술가이다. 나는 내가 경험하거나 생각하고 느끼게 된 것들에 대해 가사를 쓰고 노래하고 싶다. 그것은 내 주변의 이야기고, 지역, 나라 같은 거리 상의 문제는 없다. 내가 감응하고 이야기를 더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노래를 만들고, 마침내는 그 노래를 다같이 부르게 할 수 있는 그런 '마을의 음악가'를 꿈꾸고 있다. '진짜'를 노래하고 요구되어지고 강요되어지는, 그러한 의무감으로 부르는 게 아닌, 실존과 내가 살고 있는 시대를 보고 말할 수 있게 되고 싶다. 그것이 내 언어가 되길 바라고. 그것은 스스로를 기반삼아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하고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을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공부를 하고 있고,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서 이야기할지 무궁무진하게 고민하고 있다.
내가, 우리가 전하는 것은 전체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은 변화이고 눈에 띄일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작은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이 전체가 되는, 아주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재밌는 상상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보통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비범한 일을 해내는 게 아니다, 나는 보잘 것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꼭 누가 영웅이라고 된다기보다는, 市 詩 時 施 視 翅  ㅡ 이 6개의 '시' 를 동경하고 바라볼 뿐만이 아닌,  조금씩 나눠받은 '시'들과 함께 마을 변두리에서 작게 자라나기 시작한 柴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