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민문화 워크숍 타이틀인 '세계를 구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원더우먼과 같은 흔히
영웅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그려졌습니다. 나와는 전혀 별개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에서야 보면
그 때의 나는 그 상황에 개입하려하지 않고 구경꾼처럼 동 떨어져서 지켜보기만 하려 했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하승창 시인이 한 사람의 행동과 생각이 '사회'를 바꾼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이 시대에서는 우리 모두가
보통 사람으로서만 남을 수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가 주체가 되어 '나' 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나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문제의식을 갖는 것. 그렇게 나 이외의 또 다른 사람들, 개개인이 세계의 한 부분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매주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 연찬을 하기 전, 저는 디자인팀과 함께 각각의 시에 맞는 만다라를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해왔습니다.
항상 만다라를 만들 때마다, 그 주의 시와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 안에서는 무수히 많은
키워드들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시선'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습니다. '시선을 가지고 두는' 행위 자체도 함께 포함해서요. 저는 '시선' 또는 '시선을 가지고 두는', 즉, 본다는 것이 (들여다보고, 귀기울여보고...) 관심을 가지는 첫 번째 표현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어떤 것을 보고, 관계를 맺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 의식을 하고... 이 모든 것에 시선을 두는 것이 세계의 한
부분 부분을 채워나가는 첫 번째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하자에서의 시절을 늘 한 발 앞선 자극을 받음으로서 삶을 확장 하고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다고 민욱이 말씀하셨듯이, 하자라는 공동체에 속해 있는 저와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을 나누며 서로의 사인들을 건네받고 더욱 풍성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각각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틀에 짜인 제도권을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하고 계신 시인들을 만나면서,
저 역시 지금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되며 의식이 있는 시선을 가져야겠고 만들어나가야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하승창시인의 말씀을 떠올리며 시선을 둠으로서 나타나지는 효과는 작을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 시작을 하게 된 것이기에 그것을 기반으로 점점 확장시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는 제대로 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래서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