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시민문화워크숍 시간에 초청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민됨', '시민으로서' 그리고 '시인'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접근했었다. 나는 나의 음악과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예로 들어 내 머릿 속에서 어떠한 구축식이라던지, 마인드맵을 형성해나갔는데, 갑자기 덜컥 '예술가'가 온다고 했을 때 어쩐지 이번에 나는 그 중압감에 눌려서 상당히 '예술가의 정체성'에만 치우진 접근을 했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었지만, 시민과 예술가가 동떨어져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게 예술, 그리고 나름의 음악이라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내 역할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을 매체, 도구로 하여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예전에 뮤지션, 그것도 한창 시위가 격렬했을 때는 음악을 필두로 한 시위대의 돌격대장, 대변자를 생각했었다.
나의 메시지와 노래가 선동하는 이야기들을 대중이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움직여주었으면 했는데, 그것은 사람들을 그저 여론을 만드는 군중으로만 보는 것 같아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하승창 선생님 때부터 각자의 '시민됨'에 대해 이야기했듯이, 시민이라는 것은 그저 한 무리, 군중으로만 볼 게 아니라 개개인의 역할과 생각, 방식을 가지고 있는 주체들이 연찬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VS예술가' 를 생각하며 나의 예술의 영역에서 나를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게 영역을 구분짓고 갇히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민욱이 이야기해주신, 예술가의 '위상'과 사이비, 썩은 예술가는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했을 때 생겨나기 쉬울 지도 모른다. 위험.

그렇다면 '예술가의 책임' 을 물었을 때, 그 상황은 대중VS예술가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시민예술가(이 표현이 오히려 서로 나누는 것처럼 들리는 것 같긴 하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걸까? 그에게 어떤 책임을 묻는다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에게 부여하는 책임감을 보아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임감을 부여한다니, 그것도 이상하긴 하다.
예술은 자신이 받아들이고, 머리와 생활 속에서 열심히 굴려본 뒤에 그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타인의 요구와 밖으로부터 부여된 위상에 부응하기 위해 억지로, 또 있는 듯이 허세를 부리면서 불분명하게 주체없는 '작품만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이비, 썩은 예술가라 부른다.
밥딜런의 곡들이 히트하고, 젊은 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히피들과 포크추종자, 저항하는 젊은이들은 밥딜런의 집 앞에서까지 모여 어서 나와 우리를 이끌라고 농성을 벌이며 끊임없이 요구를 해댔다. 밥딜런은 그런 사람들을 피해 교외나 시골로 옮겨다녔지만 그 때마다 또 어찌 알았는지 자기 집 위치를 들키고 말았는데, 하루는 그 젊은이들이 자신의 집 벽에 낙서를 하고 지붕에 까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정말 신변에 위협을 느꼈는지 총까지 준비했더라는 일화가 있다. 밥딜런은 자신이 공인한 우드스탁에 출연하지 않았다. 존레논은 반대로 그 군중으로 뛰어들었던 것 같은데.  
물론 자기가 봤을 때 진짜 예술을 하면 좋겠지만, 사실 누가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 피카소가 점 하나 찍었는데 여기저기서 이게 무슨 뜻이다, 뭐다 하면서 온갖  해석을 다 가져다 붙이더니 '이건 예술이야!' 라고 한다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