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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시민문화 워크숍글 수 603
세계를 구하는 시인들 처음 시집을 가졌던 날, 나는 매우 설레고 있었다는 걸 기억한다. 처음에는 간결한 문장이 좋았다. 쓸데없이 길지 않으면서도 할 말은 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 처음으로 시집 한 권을 샅샅이 읽고 나서 느꼈던 것이었다. 나는 시에서 나타나는 단어들의 조합과 그 단어들이 만들어낸 문장과 그 문장이 만들어낸 순간을 좋아한다. 그 순간순간이 얼마나 많은 설렘과 기쁨, 슬픔, 그리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분을 주는지 그 전까지는 생각지도 못 했던 것들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시인은 단 세 사람뿐이었다. 그 중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시인은 연약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여지없이 깨버린 시인은 열 네살 무렵 처음 만났던 이원규 시인이었다. 커다란 오토바이와 가죽 옷, 길다란 부츠까지. 난생처음 만난 시인의 모습이 그러했어도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여리디 여린 시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중,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정말 여리고, 어딘가 골방에 들어앉아 밤새 펜을 놀리며 글을 쓰는 사람의 모습에 제일 가까웠던 시인을 만났는데 바로 진은영 시인과 조원규 시인이었다. 강의를 듣는 내내 조원규 시인은 정말 시인이다, 라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나는 다른 무엇보다 ‘언어’를 잘 다루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늘 감탄을 하게 되는데 조원규 시인은 정말 ‘언어’ 라는 말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강의 내내 쭉 들었다. 그리고 그분의 시를 읽는 동안 정말 눈앞에서 물결치는 단어들을 보았다.
“나의 사고와 감정이 세계의 한 조각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나의 내면에 대해 치유하고 행동하는 것은 세계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며 치유하는 것과 같습니다.”
2009.12.08 10:19:26
첫시집을 기억하고 있다니 :) 그건 누구의 시집이었니?
내 첫시집은 삼중당 문고판으로 샀던, 300원, 200원 하던 얇은 책들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그래도 정확히 기억하는 책은 삼중당 문고판이 아닌, 너덜너덜 푸른꽃잎무늬 포장지로 덮여있는 채로 포장지와 더불어 책 자체가 스스로 먼지처럼 분해되어 버렸던 한하운의 황톳길이었을거야. 삼중당 책의 배는 되는 크기였는데. 아무튼 그의 시도, 분해된 책도 나에게 너무 충격적인 기억이라 삼중당 문고의 작은 책들이 먼저 나에게 왔었다는 것, 그것 잊을 정도로군. 치유를 말하는 건 시인의 역할 중 하나일 수 있겠고 고발보다는 구원을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느끼는 시대적 흐름에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평화를 위해 걷는다는 일본/한국의 걷기 수행자들이 하자사람들과 만나면 좋겠다고 쓰지 선생님이 추천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기후를 생각하면 걷기를 하거나 아무튼 뭔가를 하려고 할 때 뭔가 "전략"의 차이가 느껴지고 여전히 "개인의 수행적", "도덕적" 태도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평화그룹의 태도가 조금 불편하기도 해. 나는 여전히 나 스스로 수행하는 일만큼이나 공공의 장소에서 해야할 일들도 결국은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 하고 생각하면서... 결국 그들도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해야할 테고. 그래도 그 작가선언6.9팀에서 새 책을 냈더라. 용산참사 헌정문집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라는 제목의. 조원규 시인을 6.9선언을 통해 만났으니 이 책도 한 번 읽어보면 좋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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