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부파일은 여행 내내 읽었을 자료집, 고정희의 시들.


이번 추모여행은 

최근 몇 년간 고정희의 기일, 고정희를 만나고, 고정희의 친구들을 만나고

또 고정희의 시를 읽으며, 고정희를 통해 엮인 우리의 친구들과 또 재회하는 날이었고

하자밖에서 느릿한 보리밭의 시간을 느끼며 포잇트리 행사도 하고


올해는 문학상 참가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고정희를 만나는데 우리 식으로 도움을 주고자 했지만

고글리들이 있었고

늦봄학교에는 인사 못했고

우리의 여행 친구들은 많이 초대하지 못했고

그나마 여전히 이 여행에 올해도 역시 동행해주었던

올리브와 왕양이 있었는데 함께 포잇트리 시간을 갖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아무튼 죽돌들은

구체적으로 맡겨진 역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문학상참가자로서 혹은 프로그램의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하면서

하자작업장학교 6월의 시인마을로의 여행을 마쳤네요

하자작업장학교의 일정 속에서 이런 문학상/추모여행을 관찰하고 돕고 또 음미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궁금하였고

언제든 학교의 일정 안에서 다른 그룹들을 만나게 될 때에는 

우리는 우리의 즐거움에만 몰입하지 않고, 

타인의 상태를 관찰하고 읽으면서, 타인에게 필요한 관계/도움의 형식을 찾아내보려고 하는 것

그렇게 구로코로서 움직이는 '감'을 갖는 것, 그때그때 할 일과 역할을 찾는 것

그런 연습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문학상 참가자들은 (예선이든, 본선이든) 

시인의 언어에 대해서, 시를 쓴다는 것에 대해서, 언어를 갖는다는 것에 대해서

시인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였으면 좋겠다 기대하기도 했구요...


이 마을에서 만나게 되었던 '단골'의 친구들

단번에 격정적으로 만나지는 않았어도

지난 십년의 여행이 있는 동안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해남의 지형, 길의 모양들, 산허리 밭둑 그런 이미지들

그리고 일일이 이름 알지 못해도 저절로 반갑게 인사하게 되는 마을 사람들

일 년에 한 번은 명단을 떠올려보고 그간의 동정을 물어보게 되는 동행친구들

꺼내보는 시집, 찾아보는 시편, 소리내어 읽어보는 한 두 편의 시들

그리고 노래들, 고정희.


졸업생들이나 담임들을 제외하면

죽돌들에게는 첫 여행, 첫 인연이 되었던 것 같은데

한 해 두 해 지날 때 여러분들도 이 여행의 동행이 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고정희를 빙자해 

시와 죽음과 사랑과 우정과 역사와 마을을 만나는 여행. 


(개인적인 이유로... 매 해, 나는 이번 여행이 마지막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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