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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S글 수 1,063
기무사 사실 아직 잘 정리가 되진 않는다. 아직도 기무사의 잔상들이 내 안을 돌아다니고 있고, 나는 계속 그것들에 취해있는 듯 하다. (게다가 비까지 온다)전시가 시작된 5시부터 직원들이 날 쫓아낼 때까지 그 안에서 나는 시간의 흐름이 멈춘 것 처럼 다리의 아픔도 잊고 그 공간안을 떠돌아다녔다. 게다가 내가 4시간동안 받아들이기에는 작품의 양도,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도 너무 컸다. 다시한번 가고싶지만, 다시한번 가기에는 두렵기도 하다. 플랫폼 2009는 예술이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s sake)’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속 우리의 실제 생활과 연계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실험의 장을 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라는 구절을 보고 이 전시회는 꼭 가고 말겠다고 생각했다. 매체가 단순히 매체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의 의미를 가지길 바란다고 학습계약서를 써내려간 지금, 꼭 보고싶었다. 예술에서 머무르지 않고 공간과 소통하려 하는 작가들은 과연 기무사라는 공간을 어떻게 받아들여 재 탄생시킬지, 그 공간 안에 어떤 생기를 불어 넣을지,어떤 방식으로 그 공간과 연결되어질지 하는 두근거림을 붙잡고 기무사에 도착했다. 기무사라는 공간이 가진 힘이 분명히 있었다. 출입이 금해졌던 곳에 들어간다는 두근거림, 퀴퀴한 냄새, 조각 조각 나뉘어진 공간과 어지러운 계단, 모두 묘한느낌을 불러일으켰다. 이곳에서 분명 많은 것들이 존재했었다. 누군가가 시간을 보냈을 방 안, 요리를 했을 부엌, 혹은 고문과 압력의 시간- 이제 방들은 깨끗히 비워졌지만 느낌과 흔적은 그 안에 있었고, 그 공간에 수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들어서니 또 다른 힘을 갖는 듯 했다. 가장 처음에 들어갔던 건 74;리킷의 공간이었다. 그 공간을 첫번째로 들어간 것은 잘한일이라고 생각된다. 기무사의 첫 인상을 이어나가기에 좋았던 것 같다. 그가 전시한 흐트러진 이불보, 얼룩, 커피가 말라붙은 머그잔, 담배재털이와 같은것은 누군가가 있었음을 상기시키고 자꾸만 상상하게 만든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흔적은 그래서 무섭고, 이미 떠나 흔적만 남은 공간은 조금 쓸쓸하다. 72;모나하툼의 공간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름답다는 말은 아무때나 쉽게 어울리는 말이 아닌데, 정말 아름다웠다. 수십개의 전구가 원을 그려 불이 밝아지고 서서히 사그라드는 모습이 꼭 하나하나 생명인것만 같았다. 태어나기 전의 아기들인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사그라지면 아 안타깝기도 하고. 다시 밝아지면 다시 태어난것 같고. 그렇게 1-2-3층을 돌아다니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환상적인 기분에 젖어있었다. 눈이 돌아갈것 같이 정신이 없고, 양이 많지만 그래도 다 담고 싶어 애를썼다. 벅찬 (벅차오르기도 하고, 벅차기도 한) 가슴을 안고 지하로 내려갔다. 나는 공기의 냄새, 습기에 굉장히 민감한 편인데 뭐랄까 예민해질 때는 몸에 있는 모든 털을 바짝 세우게 되는 듯한 느낌이다. 지하란 차가우면서도 엄숙하고, 묵직한 공기가 나를 훅 감싼다. 멀리서부터 시계초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그 소리에 이끌려 방안에 다가갔다. 지하에서 가장 첫번째로 들어간 공간인데 도무지 떠날 수가 없었다.내가 너무 잘 아는 공간인것 같고, 너무 익숙해서 명치가 울렁거렸다. 째깍거리는 소리가 나를 진동시키고 있었고 심장도 같은 리듬으로 뛰었다. 소파가 너무 다정해보여서 가까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상태로 한참을 서있다가 결국 이 익숙함의 이유가 스물스물 올라왔다. 어렸을 땐 아빠는 항상 출장만 가는 것 같았고 엄마는 밤늦게 회의가 있었다. 둘이서만 있는 집안에서 동생이랑 꼭 붙어 누워있으면 언제나 동생은 너무 쉽게 잠이 들어버렸고 혼자남은,남았다고 생각한 나는 숨을 죽이고 눈을 감는데 그럴때면 신기하게도 시계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평소에는 들리지도 않던 초침소리가 왜 혼자있을 땐 그리도 크던지. 집안을 쩌렁쩌렁 울리는 시계소리를 듣다보면 혼자라던가, 무섭다던가, 외로운 감정들은 더이상 들지 않고 그 규칙적인 리듬에 나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었다. 마치 그 공간안에 내 어린시절의 한 부분이 풀어진 것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혼자 자게 되어도 시계소리는 들리지 않고, 무서움에 삼켜죽을 것 같은 느낌도 안든다. 잊고 있었던 그 소리를 다시 들으니 너무나 반갑고 다정해 눈물이 날것 같았다. 넓은 공간안에 작은 소파위 시계하나. 그 안에 나의 한 조각을 풀어놓고 나왔다. 그 공간에는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단상들이 놓여져 있을 것이다. 공기는 더 묵직해지고 그만큼 다정해진다. 기억을 짚어준 그 공간과 소리에게 감사한다. 정석희의 man in NewYork을 보았을 때는 결국 울고 말았다. 침대에 누워 하나의 알이 되는 남자. 잔뜩 웅크린 그 모습에서 전해지는 시림에 내 발이 또 시리고. 마침내 새가 되어 빠져나가는 장면에서 숨을 멈췄다. 그림자 하나하나가 눈에 밟히니 계속 그 남자를 봐주고라도 싶어 앉아서 몇번이나 보았다. 그대로 쭉 날아갔으면 하고 바랬는데 남자는 또 다시 자기 방에서 시작하더라. 지하실을 마지막때쯤 간걸 다행이라 생각하며 별관으로 이동했다. 노란 불빛으로 가득 찬 곳. 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없고 텅빈 공간안에 혼자였다. 하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붉은 색이거나 푸른색, 다른 어떤 색이였다면 분명히 무서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건 노란 불빛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온기를 띈 빛에 대한 안도감. 그리고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음악의 파장이 나를 감싼다. 그렇게 홀로 건물안을 돌아다니니 기분이 참 이상했다. 분명 방이 있고, 화장실도 있고, 한칸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장판도, 계단도 있는 곳. 마치 함께 살고 있었는데 모두 갑자기 떠나버린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장소에 홀로 있는 나. 하지만 빛과 온기, 그리고 나를 누르는 소리 덕에 아주 안정적으로 방황했다. 돌아다니다 잠시 의자위에 누워 음악을 들었는데 평화로웠다. 따스하지만 익숙하지 않는 노란빛에 하나의 그림과 함께 또 다른 기억하나가 점차 또렸해지더라. 분홍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 그림, 5살때 (이 나이는 돌아와서 엄마에게 물어 알게 되었다.) 난생 처음 미아가 된 적이 있었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백화점 안내카운터에 맡겨졌고, 백화점 언니들은 바빠서 나와 놀아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백화점안의 장난감이 있는 커다란 공간안에서 놀게했다. 울기도 엄청 많이 울었는데 장난감들을 가지고 노는게 눈물을 흘린 만큼 즐거웠다. 언니한명이 나에게 물감을 주었는데 그때까지 한번도 본적 없는 글라스테코라는 거였다. 스티커가 되는 그림에 깜짝 놀라며 분홍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 한명을 그려 가지고 놀았다. 그 공간 이곳 저곳에 붙였다 떼어가며. 그 여자아이가 이 노란 공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공간을 돌아다니는 나와 함께. 그 공간안에서의 경험은 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느낌이라 정말 이상했다. 하지만 두렵거나 소름끼치는 것이 아니라 묘하고 조금 그리운 그런 느낌. 가기전에 기대했던 건 예술이 사회와 어떻게 맺어 가며 이야기를 만들어낼까였는데 기무사를 돌아다니다 보니 작품들과 그 공간에 맞닿은건 나의 기억들이었다. 공간이 기억을 불러일으키니 또 다른 이야기가 생긴다. 한발자국 떨어져 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라는 계념으로 다가왔기 때문일까, 여지가 있는 공간들이었기에 나의 기억들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 ![]() ![]() ![]() ![]() ![]() ![]()
2009.09.22 09:13:08
감수성이라, 사실 감수성이 무어냐는 질문엔 나도 잘 모르겠어. 무어라 정의되는 것도 아니고, 설명하기도 그렇고. 그냥 나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울어버렸다고 했을 때 심장이 왜 덜컹 내려앉았는지 궁금하다. 내가 걱정되서 그러는건 아닌것 같고 크크 눈물이라는 것은 눈으로 분명하게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쉬운것이고, 그래서 드러나는 것 같아. 감정의 표현 정도에 따라 그 사람의 감수성을 판단할 순 없는 거라고 생각해. 표현으로 저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추측할 순 있겠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흘리는 사람보다 슬퍼하지 않는다 누가 말할 수 있겠니. 내게 다가온 기무사의 느낌은 그저 차갑고, 퀴퀴하고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 예전의 있었을지 모를 잔혹함과 무자비한 냉정함이었다. 그런 냉랭한 공간을 돌면서 각각의 공간을 이루는 따듯함과 어두움과 건조함 등의 미묘하고 복잡한 기류를 느끼고 또 느꼈을 뿐이다. 의 뒤에 왜 '뿐이다' 가 붙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 문장에서 너의 감수성이 그대로 들어나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으로는 불충분 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뿐이다를 붙인 것 이니? 그렇다면 네가 생각하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건 어느정도인것 같아? 그러니깐 너를 ' 울렸다' 고 말할 수 있는 기준 말야. 또 어떻게 표출되어야 적당한 것 같니? 나는 네가 감수성이란걸 지니고 있는지 의심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내가 보기엔 이미 니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이고. 하지만 니가 생각하는 감수성이 무엇인지는 궁금해-. 또한 적절한 감수성에 대한 기준도. 무엇이 스스로를 무섭다고 생각하게 하고 또한 분하게 하는거야?
2009.09.22 09:49:11
지금까지 난 '눈물'이라는 것에 대해 그것이 상징한다고 생각되는 ('슬픔'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직 확실히 하지는 못하겠다.)감정이 차고 또 차서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나는 Man in NewYork을 보면서 고독하고 외로운, 감옥같은 도시 안에서의 죄수 같은 삶을 사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씁쓸한 느낌을 받았는데 너는 눈물을 흘렸다고 하니 내가 굉장히 놀란거지.
물론 감정의 정도라는 것을 잰다는 게 웃기고, 척도라는 게 있을리도 없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스스로 '무섭다'고 느꼈을 때에는 911테러의 그 사진을 보며 '911테러구나...'라는 인식 이상의 무엇을 느끼지 못했던 것과 옆에 있던 홍조가 눈물을 흘리는 것이 대비(웃기지만 정말 이렇게 느껴졌으니...)되어 비쳐졌기 때문인 것 같아. (성문화 워크숍 시간에, 기호가 언젠가 해주셨던 이야기가 있어. 선로 위에 달리는 열차가 있고 그 앞에는 통나무를 쌓아두었는데, 그것이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그 때 나는 열차가 뒤집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 뜻밖에 기호가 꺼내신 말씀은 '많은 사람들이 열차까지'만' 생각한다는 것이었지. 그 열차 안에 탄 사람들까지는 닿지 못하는거야. ) 감수성의 기준은 정말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왜 이런 느낌을 받는걸까? 네말대로 의심할 필요없는 것임을 나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는데 말이지. 그저 그런 느낌에 휘둘려서 그야말로 홧김에 단 댓글이라 어찌 처리해야할는지....
2009.09.22 10:15:30
어째서 "눈물"이 화두에 오른거지.... 그 곳은
김재범- D.N.R 이라는 작품이 있던 곳 이었다. : D.N.R은 do not resuscitate의 약자로 환자가 수술 등 의 상황에서 심장이 멈췄을 시 심폐소생 거부의 서약으로 수술 중 잘못 되었을 시 그대로 사망시키라는 환자의 계약이다. D.N.R 작업은 우리들이 살아가며 벌어졌던 사회적인 기억들이 암묵적으로 잊혀져 가는 현실을 다시 되살리는 이미지의 재현이다.여기서 사진이라고 특정 짓지 않고 이미지라고 확장한 이유는 작가가 이미지를 생산해냄에 있어 포토샵을 이용한 드로잉적인 구성을 했으며 이는 매체나 미디어들에 의해 정보가 만들어 지거나, 조작된 정보일수도 있다는 근거에서 사진이 가지는 실존하는 대상의 기록이라는 특수성을 벗어나려는 이유이다.- 작가노트에서 발췌 감정의 표출은 때에 따라 자신이 경험해온 어떠한 경로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나는 그때에 너가 해준 병원 이야기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었다. 긴박한 재난의 상황 속에서 환자를 구할수 없음에 의사와 간호사가 내린 판단의 긴박함과 또 몸이 불편한 환자의 권리와 의사와 간호사의 책임에 관해서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어. 9.11 테러 직전의 사진에 대한 감흥은 아직도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9살 꼬맹이의 수준에서 못 벗어나고 있어. 아, 정말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 수 있는거지... 라고 하는 생각 말이야. 나는 너에 댓글에 굉장히 놀랐어. 그리고 너가 감수성이 무지 뛰어나다고 생각을 했다. 나의 눈물은 감정의 표현이라기 보다 정말로 "먼지가 눈에 들어가서" 이었는데, 그것에 감정에 "대비"까지 표현하다니 난 정말 얼떨떨할 따름이다. 너의 강한 표현에 내가 정말 깊게 공감하고 슬퍼했던것 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었어. 하지만 오해가 깊어지기 전에 정정해야겠다. 너가 다른사람의 "삶" 또는 보편화(이렇게 밖에 표현 못하겠네;) 되있는 슬픔의 감정을 온통 다 공감 하고 같이 슬퍼 해줄수는 없잖아. "감수성"이라는 것 좋지! 감수성이 높다는 것은 아주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는 것이니깐, 동녘이 의문을 가진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고 변화에 또는 현상에 대해 세심하게 반응을 보여봐. 내가 보기에는 넌 금방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채워가는 모습. 보기 좋네:) 많은 생각 할 거리들을 주는구나.
2009.09.22 11:22:41
하하 그래서 "무엇이 분노를..."이라고 한 땀은 어쩌면 동녘의 정곡을 찌른 건 아닌지...?
게다가 "그건 정말 눈에 먼지가 들어갔었기 때문"이라고 홍조가 말하는 건 정말 허탈하고도 재밌구나. 홧김에 썼다고 걱정할 일은 아닐 것 같고 언제 하루종일 앉아서 같이 책보고 얘기하는 날 있어도 좋겠다. (언제.. -_-) 방학때 독서캠프하자고 토토와 리사와 얘기하고는 그저 글로비시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었네. 아무튼 이럴 때는 보들레르가 쓴 <화가와 시인>같은 것을 읽어도 좋겠다. 아무튼 이렇게 열심히 생각하고 글쓰고 댓글 달고 또 서로 얘기를 나누니 이쯤 되면 나도 "읽는 재미" 쪽에 푹 빠질 수 있어 좋네! 유리가 그토록 게시판 <폭파>를 얘기했건만 별로 반향이 없어 나름대로 열심히 댓글 달려고 했었거든. 죽돌들의 게시판은 죽돌들에게! 지난 주말에 갔던 제주에서는 LIFT asia라는 컨퍼런스가 있었는데 IT쪽의 첨단기술을 둘러싸고, 예술, 경영, 산업, 문화 등 여러 분야의 젊은 작업자들이 자신의 작업 내용을 발표하는 거였지. 그 중의 한 사람이 모두에게 정말 열광적인 호응을 끌어냈는데 그는 1억 정도면 띄울 수 있는 개인인공위성을 개발 중이었고 후원자들이 나타나는 중이었지. 스크랩에 써둔 풍선 카메라 정도가 아니더군. 그는 실제로 우라늄을 주문해서 구입했고 인공위성과 관련된 랩에서 일을 했었지만 자본을 가진 사람들만이 우주를 누비는 <권한>을 가진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지. - 누구나 우주에 대한 꿈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는 - 누구나 자기 위성을 가질 수 있게 하자, 공동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면 현재로서는 2000만원 정도까지 낮출 수 있는 방법도 알아냈어. 더 많은 사람이 가담하면 더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거였고. 청중 가운데 누군가, 아 우리 딸이 곧 태어나는데, 탄생의 선물로 그걸 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고 말했지. 그 위성은 매해 생일에, 크리스마스에, 내가 곁에 없을 때, 내 딸에게 우주의 사진을 찍어 전송해 줄 수 있을까요? 발명가는 대답했지, 물론! 주변의 사람들(남자들)이 모두 기뻐하면서, 아,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 것 같다! 가격을 좀 더 낮출 수 있게 해봅시다.라고 이구동성으로 좋아했다네. 안델센이 쓴 중국황제의 이야기가 있는데 꾀꼬리 노래에 반한 황제는 그 꾀꼬리를 곁에 두고 매일 노래하게 하지만 누군가 황금색 기계꾀꼬리를 선물하자, 원래의 꾀꼬리를 나몰라라 하지. 꾀꼬리는 낙심해서 멀리 떠나버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황제가 아파서 죽어갈 때 꾀꼬리노래를 듣고 싶어하지만 기계가 고장나 노래를 못듣게 되는데 고통과 고독속에서 힘들어하지. 그리고 그 순간 창가에 나타난 꾀꼬리가 아름다운 노래로 그의 죽음을 위로하고 달래준다는 얘기. 기계꾀꼬리의 시대에 우리는 <예술작품>을 어떻게 만날까? 예술작품이 고도Godot처럼 저 바깥에 있는 것만 같다. 눈물은 무엇에 대한 것일지? 대답해주게. 땀, 동녘, 홍조. :) ![]()
2009.09.24 07:51:14
나도 동녘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어. 동녘만큼 나를 비하하지는 않을거야.
나는 내가 로제타를 보건 이런 예술 작품들을 보거 다른 사람들에 비해 느낌이 훨씬 덜하다고 생각했어. 로제타가 내게는 다른이들처럼 입박으로 "충격이다" 라고 할 정도로 까지 충격이지 않았고(이런 영화들을 어머니덕에 좀 접하며 자라서 그럴지도) -기무사 초반엔 누구보다도 열심히 봤지 메모도 하면서 근데 서서히 메모따위는 접어두고 보는데만 몰두하고 두 시간쯤 지나자 다리도 아프고 해서 설명글도 대충 읽었고 몇개의 작품은 대충봤다. 땀 리뷰를 보면서 나는 언제쯤 작품들을 보며 큰 감명을 받고 눈물을 흘릴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동녘 말의 댓글을 보니 눈물은 감수성이 아니라 그냥 표현인 것 같아서 별로 눈물 생각은 접어두었지만 내가 작품들을 보며 크게 무엇을 받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냥 재미있었다 흥미로웠다 정도. 예를 들어보자면 나 역시 땀처럼 초침소리가 내 안에서 똑딱대는 것을 여러 번 느꼈었다. 하지만 지하의 초침소리는 내게 추억은개뿔(장난) 시한폭탄 소리 같았고 그냥 약간 소리에 빠져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유는 그냥. 그냥 눈을 감고 경청했다. 그게 다였다. 전시회 같은 곳을 많이 안댕겨서 그런가? 아트선재에서도 그냥 뭐 그림이나 사진 보고 "와 적나라하다", "이게 사진이야 그림이야?" 등 헛소리만 나눈 것 같고 팸플릿을 챙기지도 않고 관람했으며 별로 뿌듯하게 보지 않게 생각되는 나의 관람은 아트선재가, 기무사가 뭐하는 곳인지 사전조사도 자세히 하지 않은 내게 어쩌면 당연한 관람이었을 것이라 생각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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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리뷰를 읽다 Man in NY를 보고 네가 울어버렸다는 대목을 봤을 때는 내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거 여기 써도 되나 모르겠는데) 나는 홍조랑 같이 다니다가 어느 방 (어떤 작품이었는지 찾아보고 수정하겠음)에 있는 빌딩에 드리운 항공기의 그림자가 찍힌 사진을 보았어. 아마도 911테러의 그것이었어. 옆에 있는 홍조가 눈물을 흘렸어.
너의 리뷰를 읽고 나서 지금 난 굉장히 충격에 휩싸였다.
한없이 자기 비하의 늪으로 빠져들 것만 같아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 내게 다가온 기무사의 느낌은 그저 차갑고, 퀴퀴하고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 예전의 있었을지 모를 잔혹함과 무자비한 냉정함이었다. 그런 냉랭한 공간을 돌면서 각각의 공간을 이루는 따듯함과 어두움과 건조함 등의 미묘하고 복잡한 기류를 느끼고 또 느꼈을 뿐이다. 그 뿐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그 느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다르고, 달라야 하겠지만 그 느낌이 내 안으로 들어와 속의 어떤 것을 울리게 하지는 못했어.
그저 머리로만 이런 거구나, 저런 거구나 할 뿐. 내가 더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걸까? 외부로부터의 감수성을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나'의 감수성이 존재하는걸까? 내 생각에 난 그러지 못했었고, 그게 스스로 굉장히 분하고 이해가 안간다. 분명 이번 전시회는 강렬했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묘한 느낌에 사로잡혔었고 말이야.
머리가 복잡해서 글도 도무지 정리가 안된다. 사실 나로선 이미 충분히 공감하고 있음에도 표출되는 그 반응의 정도가 어떻게 보여야 만족스러운 건지 유치하게 고민하는 것인가? 어찌됐건, 내가 지금 감수성이란 걸 지니고 있는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었다. 대체 감수성이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