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쓴 "the wilderness of inquiet calm"은 
토모코 요네다의 작품에 대해서 Guy Moreton이 쓴 표현을 가져온 것이다. 
(그의 글 "보이지 않는 테러"Terror Unseen)

어제 저녁 <불법적 강독: 조르쥬 아감벤의 '예외상태'>에서
말레비치는 예술이 삶의 고통을 삶의 희열로 바꾼다고 했다는데 (... Tristeza?)
(그 절대주의자가?)
토모코 요네다 http://www.tomokoyoneda.com 의 작업들 (특히 그녀의 
the parallel lives of others: encounter with sorge spy ring 이 시선을 끌었다.
<타인들의 평행하는 삶들: 조르게의 스파이망과 조우하다>로 번역하면 될까?
"평행"이란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지만 결코 조우할 수 없는,
마치 다른 공간에 속한 것처럼 존재했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단어이다.
그녀의 사진은 그런 다른 공간의 존재를 이 공간에 끌어다 놓는다.
그래서인지 마치 사진들은, 그 질감속에서 뭔가 숨겨져 있을 것 같은... 
혹은 심령사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저널리즘을 공부했었다는 토모코 요네다가
독일과 일본을 오가며 스파이 노릇을 했던 
리하르트 조르게가 창밖을 흘낏 내다보면 누군가와 밀담을 나눴을 것 같은 그 의자
(Morden Hotel의)
를 보여준다. 작품을 볼 때는 그 조르게가 도쿄형무소에서 처형당한 사실을 몰랐지만
사진 속에서 그 의자는 이미 사형수의 것처럼 보였다.
(기무사에서 전시된 사진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para-6.jpg


토모코 요네다의 미니말한 작업방식과는 다르게

이야기가 너무 많아 퍽 아쉽게만 여겨졌 작품은
전소정의 Story of Dream-Suni였는데
작가의 정성과 애정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어 긴 시간을 흥미롭게 앉아 그녀의 작품을 보았다.
두 개의 스크린을 한꺼번에 보기는 좀 힘들었지만.
독일로 이주노동자가 되어 옮겨갔던 간호사 순이와
한국의 이주노종자 문제가 중첩되어 
국가가 누군가에겐 <수용소>가 되는 상황 (이 또한 또 다른 parallel life로서)을 떠올리게 한다.
다음 주부터 성균갤러리에서 전시를 한다니 다시 한 번 천천히 찾아볼까.

어제의 강독회는 그 수용소를 언급하는 조르쥬 아감벤의 글을,
말하자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불법적으로 취득하여
강독회의 큐레이터인 장언씨가 (그에게는 기무사가 그렇게 느껴졌다며)
"수용소"(기무사) 한 켠에서 강독을 한 것이다.
"예외상태"란 글은 꽤 어려운 글이었지만
아감벤의 인터뷰 http://multitude.co.kr/241 를 읽어봐도 좋겠다.

소크라테스의 "성스러운" 죽음으로 서양세계는 법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제는 법을 넘어서 
규제/ 관리/행정명령의 권한이 확대되는 시대를 살게 되었다는 것은
한국사회의 문제만이 아니게 된 것 같다.
<노>의 죽음전에, 그 치사한 돈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노 또한 그런 종류의 "성스러움"에 근접해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그의 장례식에는 가지 않았다.
기무사를 예술플랫폼으로 쓰는 것이 어쩌면 
서대문형무소를 박제된 박물관으로 사용한 것보다는
훨씬 지혜롭고, 시대적 감성에 부응한 아이디어일지 모른단 생각도 든다.
<노>의 장례식에서처럼, 이 기무사 전시회는
여전히 좀 "과하다" 싶은 느낌도 없지 않지만
그저 <플랫폼> 정도라니 마음이 놓인다.
테리 길리엄의 영화 <여인의 음모 Brazil>의 그 정보국을 다시 떠올린 것도
그 정보국과 "기무사"가 같은 꼴이었기 때문이겠지.
영화 리스트에 <여인의 음모>도 넣어볼까.

작품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어렵지만
땡땡 부은 다리만큼
뭔가...

아, 어제 <호모 사케르>(성스러운 인간)가 무슨 말인지 모르더라고
산이 다른 사람들 놀리던데 :)
아래 동영상, 처음부터 한 3분 정도? 보고 있으면 단어의 뜻 정도는 설명이 될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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