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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하자 인문학 5 : 애전별친愛錢別親글 수 387
애전별친 과제 <유서> 밤비 지금은 다 버렸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저는 죽음이라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죽음이라는 건 생명이 멈추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는 거라고 인식했어요. 그래서 그 뒤를 생각해보니, 제가 살아온 길에는 후회라는 잡초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를 수 없는 가족과 부를 수 있는 가족, 부를 수 있지만 부르기 미안한 가족이 제게는 너무 버거운 존재였죠. 그래서 그 때부터 집에 혼자 있고, 밥을 혼자 먹고 있다는 고립감과 외로움, 비루함에 빠지면 유서를 쓰곤 했어요. 그 이후로도 유서를 쓸 일이 많았어요. 고백하기 어렵지만, 고백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저는 기쁩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 제가 이렇게 사라진다는 걸 그 누가 알까요? 저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후회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을까요? 지금은 작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에 크게 상처받았던 예전, 그 과거를 이렇게 부를 수 있는 저는 지금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살고 있을까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건 조연이건 늘 죽기 전에 고백을 하고 죽던데,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 마음속에 모든 걸 다 감추고 죽고 싶습니다. 이상하죠? 흩뿌려놓은 말이 그렇게 많고, 주절주절 입을 막 움직이는 제가 어째서 이렇게 입을 다물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떠올려봅니다, 제가 했던 말을. 혹 제가 죽은 뒤 저에 대한 많은 것이 밝혀지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좁은 인간관계와 짧은 유지기간 동안에도 많은 일이 있었고, 저는 그 안에서 늘 헤매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저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망설여집니다.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는데 저는 그 관계에서 진실성을 찾지 못했습니다. 모두에게 죄송한 마음일 뿐입니다. 미안합니다. 친한 사람이 친구고, 피가 통하는 사람이 가족이라 하면, 저는 모든 것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실성을 찾지 못한 이유는 모두가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모두가 소울메이트가 되지 못하듯, 제 질문 역시 답을 찾지 못하겠지요.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 전에 쓰는 한 장의 글이지만, 여전히 제 겉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글과 사람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글에서 나타난 저는 누구이며, 평소에 나타나는 저는 누구일까요? 오직 타자를 치는 제가 진정한 나이고, 다른 사람을 대하는 소란스러운 저는 제가 아닐까요? 답을 낼 수 없는 질문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소란스럽겠어요. 제게 비밀은 많고, 여러분이 알 필요 없는 비밀도 많습니다. 비밀은 비밀에서 남는 게 가장 좋으니까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또 엄마, 언니, 삼촌들, 옛 학교 아이들, 지금 학교 아이들, 나를 힘들게 한 많은 사람들, 나와 말 한마디 섞어본 사람들 모두 안녕히. 나를 잊어도, 잊지 않아도 되지만, 적어도 나에 대해 단 한 번만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안녕.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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