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의 죽음으로 웃을 수도 울을 수도 내 알빠 아니라는 여러 사람들에게 안녕이라는 말과 제가 기억하는 일과 기억하지 못하는 여러 일들에 사과를 하고 싶어요. 많이 화가 났을 수도 슬펐을 수도 아니면 아직까지도 그럴 수 있겠지만 용서해주세요. 만약 고마운 일들과 미안한 것이 있다면 잊어요. 그만큼 고마움을 받을 만한 일을 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니까.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제 소원도 하나쯤 들어주셨으면해요. 장례식따위의 조잡스런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 깔끔하고 심플하게 생을 마감하고 싶어요.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고이 모셔두지도 말아요. 그냥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주세요. 산에 뿌리면 제가 풀알레르기 때문에 그닥 내키진 않아요. 뼈를 뿌릴때도 여러 사람 떼거지로 가서 뿌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뼈는 한사람이 뿌리면 그만이잖아요? 그냥 단촐하게 2~3명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시끄럽게 떠나는건 별로에요.

아! 그리고 가식적으로 운다던가 그런거 하지 않으셔도 되요. 그런건 살아서도 너무 싫어했어요. 너무 행복하시면 마음껏 웃으셔도 되고 마음껏 욕하셔도 되요. 어차피 저는 못보고 못들으니깐요. 제가 없을 때 그렇게 한바탕 저에게 쌓인 스트레스 풀지 언제 풀겠어요. 한이 맺혀 귀신이 되서 괴롭히는 일은 없을꺼예요. 맹세해요.

제 화장품이나 옷가지들, 신발, 책 등은 일단 제 친분들에게 물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주시고 아니면 나머진 중고시장에 팔아주세요. 제 방에 있는 가구들도요. 나머지 팔만한 것들도 아니고 어떻게 하기도 뭐한 제 흔적들은 모두 처분해주세요. 온라인상이든 오프라인상이든. 그리고 꼭 지켜주셨으면 하는 것들은 제 물건들은 꼭 제가 알고 조아라 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셨으면 해요. 옷중에 메이커들도 꽤 되고 화장품도 다 성능좋은 비싼 것들이니까 잘 파시면 꽤나 짭짤할 거에요. 그 돈으로 제 화장비용에 보태주세요. 아무래도 남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혹시나 남으면 제 기니들 사육비에 보태주세요.

아, 기니들 이야기가 나와서 기니이야기를 할꼐요. 숫놈에 덩치가 좀 있고 엉덩이 쪽과 왼쪽눈 쪽 털이 까만색인 애가 짹짹이에요. 짹짹이는 건초랑 상추를 많이 좋아하니까 많이 주시고요. 짹짹이 보다는 체격이 외소하고 비교적 털이 밝은 색인애가 암놈이고 이름은 끼끼에요. 얘는 참외를 많이 좋아해요. 제가 없다고 기니들 다른데로 분양하지 말고 그대로 키워주세요. 기니들에 대한 정보는 제가 여기에 잡스럽게 쓸것없이 지식인에게 물어보면 다 나올거예요. 잘 키워주세요.

부모님보다 먼저 가는 것이 제일 큰 불효라고 했는데 끝까지 효도한번 못하고 이렇게 가는 것이 굉장히 유감이에요. 제가 듣기론 네 대학등록금을 모으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그 돈으로 일단 빚갚으세요. 이제 제 학비도 용돈도 병원비도 짜잘짜잘한 다른 여러 돈들도 소비될리 없겠죠. 전기세도 식비도 덜 나가겠죠. 그 비용들 아껴서 빚갚고 지금보단 더 행복한 삶을 사셨으면 해요. 지금까지 전 사람이 아니라 금덩이였죠. 커서 갚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남기는 것 없이 가서 어떡하죠.  언제나 남들에게 잘 부리는 애교도 안부리고 속마음 들추는일 없어서 언제나 서운하셨죠. 끝까지 이렇게 서운하게 가요.

마지막으로 숨기지도 않았으면 좋겠지만 주변에 알리려고 하지마세요. 여섯다리 건너면 서로 다 아는 대한민국 안에서 언젠간 다 알게될거라고 전 믿어요. 그리고 어차피 모든 사람은 죽는데 제가 좀더 일찍 생을 마감한것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