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도 잊혀지지 않을,
그 어떠한 순간에도 잊어본 적이 없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었던 당신들께.


내 친구는 꼭 사십살이 되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했다.
그 때쯤 되면 사는 게 너무 추하고, 외롭고, 슬퍼서 스스로가 그 삶을 견딜 수 없을 거라고.
그래서 죽겠다고 했다.

작년(내가 열일곱으로 지냈던), 나는 자살을 하게 되면 꼭 열일곱살에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영원히 열일곱으로 남아있어야지, 했는데 그 때는 열일곱살이 제일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죽음이 가까워지는지 모르고 그냥 잠자다 죽는게 내가 바라던 죽음이었는데,
지금 난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 그 죽음이라는 게 내 턱 밑까지 차오르고, 눈을 감기고, 숨을 멈추게 하고, 눈을 깜빡일 힘도, 눈동자를 움직일 힘도 사라지게 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왜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그토록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지만 그 마음을 억누르는 것일까.

이미 죽은, 앞으로 죽을, 혹은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고, 끝없이 이어질 죽음을 생각했다.
 
내 주변의 누군가가 죽었고,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는 생각에 기운이 빠진다.
그리고 곧 내 주변에서 나의 죽음과 함께 내가 했던 생각을 몇 번이고 되풀이 할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책이던, 영화던, 드라마던 누군가 죽으면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
하다못해 악당이 죽어 모두 통쾌해하고 있을 때도, 시계에 건전지가 다 닳아 "시계가 죽었다." 라고 하는 말에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던 날들도 있었다.

열 여섯 봄,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의 설렘을 기억한다.
그 나날들을, 
그리고 그것들을 함께 기억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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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애들이 쓴 글들을 봤는데 내가 남기는 말이 아닌 
내가 죽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말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리갭의 선물' 이라는 죽음과 영원한 삶에 대한  책이 있는데 두껍지도 않고, 크게 어려운 내용이 아니니까 한 번 쯤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