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포털사이트 야후에 안타까운 사연 하나가 올라왔다. 밥이 쉰 것도 느끼지 못하고 넘기는 어린 정준(가명)이와 림프선 인파선염으로 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정희. 그리고 이들 5남매를 홀로 키우는 어머니 김미희 씨 가족의 사연이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작은 정성을 모으기 시작했고 불과 3일 만에 900여 만원이 모여 훈훈한 ‘넷심(心)’을 느끼게 해줬다.
온라인 기부가 싹트고 있다. 지난 5월 싸이월드가 온라인기부포털 ‘사이좋은 세상’ 오픈을 시작으로 NHN(해피빈) 야후코리아(야후!나누里)가 뛰어들며 온라인 기부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온라인 기부의 원년이 될 2005년 사이버 세상의 기부문화을 들여다봤다.
◆기부는 어떻게
현재 상시적으로 온라인 기부 채널을 운영하는 곳은 네이버 싸이월드 야후코리아 등 3곳이다. 기부는 사회복지단체를 직접 선택, 현금 결제하는 방식과 포털에서 활동한 대가로 얻는 마일리지 사이버머니 등을 기부하면 포털들이 해당 금액만큼 대신 후원하는 간접 기부방식으로 이뤄진다.
해피빈=NHN에 등록된 각 사회복지단체의 블로그인 ‘해피로그’를 통해 사연을 보고 직접 단체를 선정, 휴대폰 신용카드 한코인 등으로 기부할 수 있다. 또 메일마일리지, 지식인내공, 한게임 아바타 등을 내면 해당 금액만큼 NHN이 현금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도 진행된다. 자원봉사를 원하는 이들 역시 해피로그를 통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단체를 선택할 수 있다.
사이좋은 세상=후원 단체를 선택한 뒤 싸이월드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로 디지털 후원 아이템을 구매하면 해당 금액이 전액 단체에 전달되는 직접 기부방식과 싸이월드 선물가게에서 미니홈피 장식용 아이템을 구입한 뒤 ‘후원하기’메뉴를 클릭하면 싸이월드에서 클릭 건당 약 2원 씩을 적립해 대신 기부하는 간접 기부방식으로 나뉜다. 봉사를 원하는 단체와 네티즌을 이어주는 ‘일촌 봉사단’도 운영한다.
야후! 나누里=한화그룹 월드비전과 함께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진행. 가령 네티즌이 100원을 내면 한화그룹에서 동일한 금액만큼 더해 월드비전이 심사한 단체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네티즌이 직접 후원할 곳을 선택, 휴대폰 신용카드 등으로 기부할 수도 있다.
◆온라인기부, 무엇이 다른가
온라인기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일단 기부를 하고 나면 그 돈이 진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갔는 지 확인하기 힘든 반면, 현재 3사의 온라인 기부 시스템은 해당 복지단체로부터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의 기부 내역은 물론 집계 현황, 전달 내역 등을 언제든지 실시간 확인해 볼 수 있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기존에도 사회공헌 사이트는 많았으나 네티즌과 사회공헌단체를 기반으로 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한 점이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기업이 대신 돈을 내 주는 대신 네티즌이 직접 단체에 기부할 수 있어 기부영수증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령, NHN의 경우 각 사회복지단체의 블로그인 해피로그에서 단체소식지, 기부영수증 발행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게시판 메일링서비스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네티즌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놓고 있다.
◆현황
지난 7월 11일 오픈한 해피빈은 현재 1만 5000개의 관련 단체 데이터베이스를 갖춰놓고 있고 연말까지 2만개 이상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직접 기부를 받는 단체는 700개이며 지금까지 모아진 기부액은 8400만원. 직접 기부에 참여한 네티즌은 4000명에 이른다.
사이좋은세상은 지난 5월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당시 100개로 시작한 사회공익단체 수는 현재 230여개로 늘어났다. 직접 구매에 참여한 회수는 5만 여 건이며 아이템구매를 통한 간접 후원건수는 24만 여 건이다.
야후!나누리는 지난 8월 시작, 현재 후원금이 2억원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네티즌은 1만 명 이상이다.
액수가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부포털 ‘해피빈’ 운영을 맡고 있는 권혁일 NHN 사회공헌그룹 이사(37)는 “기부문화를 바꿔 보자는 게 해피빈의 출발 동기였습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왜 기부를 안 하냐고 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대답이 두 가지입니다. 어디에 해야 할 지 모르겠고, 그 돈이 제대로 쓰일지 못 믿겠다는 거에요. 인터넷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감은 준비에 들어가자 마자 바로 난관에 부딪쳤다. 수수료, 영수증 발행, 그리고 해당 단체로 돈이 보내지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결제시스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었다. 끊임없는 설득과 고민 끝에 문제는 하나씩 해결책을 찾아 나갔다. 모바일 결제업체는 수수료를 안 받기로 뜻을 모았고 해피빈 기금(300억원)을 마련, 네티즌이 기부한 즉시 단체에 돈을 전달하고 3개월이나 6개월 후 결제가 이뤄지면 기금을 메우도록 했다.
하지만 1년 6개월 여의 이러한 준비 끝에 문을 열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를 가장 낙담케 한 것은 바로 미약한 참여도였다.
“시민들의 무관심과 싸우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죠. 물론 특정 사연을 부각시켜 감정에 호소하면 순식간에 돈을 모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단체들이 한결같이 하소연 하는 것은 돌아서면 잊혀지는 일회성 기부는 기부문화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이 같은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에는 자신의 주머니를 털지 않더라도 일단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콩 나눠주기’라는 행사를 전개할 계획이다. 네이버에서 활동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콩’이라는 사이버 머니를 나눠 주고 이를 갖고 네티즌이 단체를 선택, 다시 기부하는 형태. 또 2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연계, 자원봉사자 인증서도 발급하고 해피로그를 통해 공개된 현장 속 얘기를 네이버 뉴스에 노출, 더 많은 이들이 사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또 사회복지단체에 대한 신뢰는 ‘해피로그’를 통해 쌓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해피빈에 수 많은 단체가 등록돼 있지만 사실 네이버 혼자 감시 기능을 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해피로그를 만들어 놓은 것은 바로 자신이 도움을 준 단체에 직접 방문도 해 보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NHN 창립 멤버인 그는 사실 검색 엔지니어 출신이다. NHN의 성장을 지켜 보며 해피빈과 같은 통로를 만들어 NHN이 양적으로 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면 하는 바람으로 사회공헌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2007년까지 500만명이 간접적으로라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꿈이라는 그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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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링크 - (너무 많이 올리면 보기 힘들까봐 링크로 올립니다.)
http://anews.icross.co.kr/anews/read.php?idx=254138&cateid=0311
http://happybean.naver.com/together/ThemeStoryView.nhn?hlg_artcl_no=123460054319&thm_isu_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