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일도 하지 않은채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간지 3년이 지났다.
숱한 지진과 습도가 넘치는 날씨에 나의 몸은 이미 땀을 잃었다.
어렸을 때부터 원하던 것인데 그것이 없으니 살아있다는 하나의 신호를 잊은 기분이다.

나는 라멘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나에게 준 것은
튼튼한 다리다. 계속해서 서 있어야하는 상황과 전철비를 아끼기 위한 자전거 사용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나는 이웃과 무난한 관계를 유지한다. 인사를 하며 가끔 저녁에 초대하기도 하고 수다를 떠는데에 익숙해졌다.
한국과 가까운 나라라지만, 나는 한국을 잊은지 오래다.
가끔씩 생각나는 가족이나 친구 그곳의 환경들은 가끔씩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그것은 그 때 뿐이다.

더군다나 이곳의 환경은 한국과 비슷하다면 비슷하지 확실히 '안 비슷해!' 라고 할 수 없다.
다른 것이 있다면 낮은 건물들과 사람들의 얼굴이 조금 다르다는 것.
그리고 지상철이 있다는 것 이 있지 않을까.

나라를 잊은채 산다는 것? 세계의 언론들은 이 점에 대해 많은 기사를 쓴다.
그러나, 어딜가나 영어로 대화할 수 있고 어딜가나 익숙한 문구들이 있는 이곳에서
내 나라며 역사며 이것이 무슨 중요성을 발휘하던가.
더군다나 '속인주의'가 아니라 '속지주의' 인 이곳에서 나는 이미 이 나라 사람이 된 것을.
어딜가나 정해진 시간동안 그 나라에 무언가 준다면 나는 그 나라 사람인것을.

가끔 꿈을 꾼다. 미래에 관한 직업에 관한 어떤 것들을.
그러나 그것들은 꿈인지라 3시간 페달을 밟는 동안 바람과 같이 스쳐지나간다.
'나는 누구인가?' 그것은 이제 질문의 답이나 의미를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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