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의 일기.

알리사가 그의 곁으로 간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잠시 잊고 있었던 그녀의 기억이 어젯밤 꿈속의 그녀의 모습 때문이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날 맴돌았다. 그녀를 잊을 수 없어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그분과의 가까워지는 길을 택해 목사가 된지도 벌써 20여년이 되어간다. 그녀를 잊기 위해, 그녀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미친 듯이 그분을 부르고, 원하고 질문하는 일도 이젠 그저 교회의 불쌍한 신도들에게 기계처럼 구절들을 이야기하는 일처럼 되어버렸다. 더 이상 신과의 거리도 그녀의 죽음과 그녀에 대한 기억들을 위로하지도 더욱 내 삶을 자유롭게 하지도 못한다. 줄리에트가 내게 대부의 역할을 부탁한 그녀의 막내 딸 '알리사'는 벌써 훌쩍커버려 자신의 자리를 잘 잡은 듯하다. 이 아이를 볼 때면 그분의 곁으로 간 알리사의 모습이 사무치게 겹쳐 뜨겁게 사랑을 해줄 수도, 차갑게 내치며 혼낼 수도 없다. 때문에 그저 맑고 아름다운 이 아이는 무뚝뚝한 나에게 무심하다며 반대로 더 애교를 부리지만, 그럴 때면 난 이 아이가 정말 나의 벗 알리사였으면 하는 헛된 소망에 이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받아 줄 수가 없다. 더 이상 이런 삶으로 내 주변에 것들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될 것이다... 그녀가 없는 20여년을 홀로 지내오며 나의 벗 그녀 없이는 온전한 내 삶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뚜렷이 알게 되었다. 내가 더 많은 것을 보고 신과 더 가까이 가기위해서 자신의 희생을 택한 어리석은 알리사.... 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녀를 그리워하며 불안해하고 그녀를 원한다... 나의 벗 나의 연인. 그녀와 나의 걸음들은 그분께로 가는 길의 문들이 너무도 좁으므로 함께 걸음을 할 수 없었던 그 길을. 나보다 무척이나 사려 깊었던 그녀의 희생의 길을 따라 이제 나도 걸으련다. 나의 딸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유일한 빛과 같았던 알리사에게 미안한 마음과 당신의 앞날에 축복을 빌며.....
                                                       
                                                                                                                                                            1910 10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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