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젠장...장엄한 신의 장난에 대한 소설을 썼는데. 올리려고 열어보니 글자 하나 없이 말끔한 빈문서더군요……. 참……. 다시 쓰려고 잡아봤는데, 잘 안 써지네요. 그냥 간단하게 올릴게요…….


2009년 여름, 한 사내아이가 홍대 앞 대로에서 눈을 뜬다. 한참동안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와 자신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다. 하지만 기억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치 한 순간에 자신이 죽은 것처럼,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처럼 그는 허탈함과 무서움에 휩싸인다. 그는 자신이 자살을 한 것일까 하는 생각에 허벅지를 비튼다. 비틀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는 엄청난 아픔에 놀라 자빠진다. '휴……. 죽지는 않았군.'. 그는 다시 기억을 더듬는다. 자신의 집, 가족, 친구……. 자신의 은행잔고, 옷가지들, 핸드폰.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그는 또 다시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옆에 있던 가판대에서 신문을 살핀다. 2009년 4월 24일. '젠장,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그는 괜히 주먹에 힘을 실어 벽을 친다. 자기 손만 아프다. 그는 또 다시 길바닥에 주저앉아 기억을 더듬는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려는 듯 뭔가 중얼거린다. '아……. 더 이상 기억을 더듬을 기운도 없다. 너무 배가 고프다.' 그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 일자리를 구할 계획과 당장에 끼니를 때울 계획을 세운다. 최소한의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돈 3000원. 이력서 몇 장에 1000원. 이력서와 함께 필요한 등본 한 장에 250원, 2장 정도는 필요하니까 500원. 교통비 왕복 2000원. 총 6500원이 필요하다. 그는 또 고민을 하다가 일어서 지하철 역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갑자기 지하철 계단 중간  쯤에 엎드려 앉아 손을 벌린다. 참기 힘든 창피함과 서러움, 무서움이 몰려온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마구 흐른다. 그 와중에도 배가 너무 고프단 생각은 떠나질 않는다. 잠이든 것일까 기절을 한 것일까 그가 한참을 엎드려 있다가 정신을 차린다. 그의 머리맡에는 천 원짜리 몇 장과 동전 몇 개가 있다. 그는 안도에 한숨을 내쉰다. '세상이 그렇게 빡빡하지만은 않구나.' 그는 마음 속 깊이 돈을 나눠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구걸해서 얻은 돈은 총 4800원. 끼니를 때우고 나면 1800원이 남는다. 그는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서 동사무소까지 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가게에 들러 이력서를 몇 장사고, 동사무소에 도착해 서류에 필요한 내용을 적는다. 그는 지금까지 어디서 알바를 해본 적도, 제대로 인정받은 학교를 다닌 적도 없다. 그는 대충 꾸며서 적고는 다시 거리로 나선다. 홍대거리를 누비고 있는 그를 발견한다. 그는 이리저리 알바를 구하고 있는 곳들을 찾아 헤맨다. 거의 해가 넘어가고 어두워진 무렵 홍대 놀이터에 앉아 손가락셈을 하고 있는 그가 보인다. "홍대 청소 7시~9시까지 시급 5000원, 일식 카레 집 서빙 11시~7시까지 시급 4500원, 요상한 인도풍 바에서 10시~6시까지 시급 5000원.". 임금은 주급으로 받기로 했다. 아무것도 없는 그에겐 하루빨리 임금을 받는 것이 급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인들이 나쁘지 않아 허락을 해주었다. 당장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모두 다 계산을 해보면, 일요일에만 쉬니까 한 달에 총 264만원이다. 아직 어린 그에겐 절대 적지 않은 돈이다. 그는 시간 분배를 생각했다. '7시~ 9까지 알바 끝나고 일식 카레 집에 가서 끼니를 때우고 7시부터 도서관에서 10시까지 시간을 보내고 알바를 가면 되겠다……. 정말 잠 안자고 내가 살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의 몸이 그리 건강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더욱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아무것도 갖은것도 기억나는 것도 없는 그에겐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하루하루 힘들여 살아가는 수 밖에.  7시~9시 2시간 시급 그래도 한 달이면 260만원 가까이 벌 수 있다……. 하지만 내 잠과 여가시간을 포기한 대가가 260만원이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260만 원짜리 산'. 병맛이다. 하늘이 도와주는 건지 첫째 주는 많이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첫 주가 지나고 바로 월요일부터는 피곤함과의 전쟁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힘겹게 보내다 2주차 토요일. 오늘따라 몸이 유난히 피곤하다. 날씨와 사람들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듯 너무도 밝다. 힘들게 참아왔던 눈물과 서글픔, 무서움, 그리움, 왠지 모를 분노가 밀려온다. 그는 다시 한바탕 참았던 감정들을 쏟아낸다. 울 고나니 더욱 더 기운이 없다. 그는 일식 집 알바를 겨우 끝낸 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요상한 바로 향한다. 바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카운터에 서있는다. 손님이 없어 긴장이 살짝 풀린다. 순간 머리가 핑 돌면서 정신을 잃는다.
눈을 뜬다. '여긴 또 어디지?' 어디선가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달려와 안긴다. 난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다. 때문에 한바탕 숨을 몰아쉬고 제체기를 한다. 제체기 소리를 들었는지 집주인인지 누군가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살짝 몸이 경직되고 긴장한다. 다행히도 그는 그가 일하는 바의 사장님이다. "아... 사장님.." 뭐라뭐라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간다. 그러는 사이 소년은 자신의 상황과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이 사실을 들은 사장은 소년을 2달간 자신의 집에 지내달라고 부탁했다. 그 사장은 소년과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운 듯 보인다. 이러한 부탁에 소년은 잠시 생각하더니 어차피 갈 곳도 의지 할 곳도 없는 처지에 그저 좋다고 '콜'을 외친다. 소년은 다시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자신의 친구, 가족. 이전의 삶들. 이때 소년의 눈에 거실에 놓여있는 컴퓨터가 눈에 들어온다. 소년은 신중하게 기억을 되짚어 인터넷을 뒤진다. 소년은 다행히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이
용해 몇 주 전 자신이 사용했던 인터넷 블로그를 찾아냈다. 자신이 올린 사진, 글, 친구들의 이야기들. 생각과 감정이 복잡해지고 요동친다. 그는 앞으로 매일 그곳에 기억과 가족을 찾는 글을 올리기로 했다. 또 홍대 청소 알바도 그만뒀다. 더 이상 잠이 없는 삶을 버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단 몇 시간이라도 잠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다시 자신의 삶이 조금씩 평온을 되찾는다는 기운을 느꼈고, 자신의 기억과 가족까지도 곧 찾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그는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뭘 어쨌기에... 어떤 새끼가 나한테 이런 장난을 치는 건지...!! 한 순간에 눈을 뜨니 아무것도 갖은 것이 없는 거지였고, 또 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피곤에 쩔어 쓰러졌더니 쫓겨나기는 커녕 같이 살자고 그러고. 도대체 어쩌려고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건지…….'. 그는 차차 생활의 리듬을 갖추어 갖고, 몇 달 뒤의 계획까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주간 굶으며 얻은 거지근성은 여전히 그를 순간에 열정적인 사람으로 이끌어간다. 어서 이 숙제를 끝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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