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작품 설명을 들을 때였다. 사실 난 사진에 정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제임스의 말을 들으며 사진에 약간 흥미가 생겼었다. 내게 흥미를 끈 부분은 제임스로부터였다. 제임스는 사진을 찍을 때 결코 셔터만 눌러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주 정성을 들여서 시간을 잘 계산하고 대상의 체온이나 색의 대조 등 여러 가지를 다 읽으며 찍었다. 정성을 들여서 사진을 찍는 제임스의 모습에서 나는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임스의 설명을 듣는 시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사진을 찍기 전 구상했던 이미지와 찍은 사진을 합체시킨다.”는 말이었다.

 동원탄좌에서 갱도에서 쓰던 물건들을 봤다. 물건들을 보고 있자니 꽤 오싹했다. 특히 오싹했던 건 가스총. 장전도 돼있지 않은데 그 총을 쳐다보는 것, 들어보는 것만으로 정말 오싹하더라.
그리고 광부들의 옷이나 다른 장비들을 보면 톱, 도끼, 폭약, 측정기나 절단기 등. 부시고 터뜨리고 자르고 하는 도구들이라 보는 내내 약간 무서웠다. 그리고 플래카드와 현수막이 있는 방을 들어가봤는데 투쟁의 흔적들이 있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었다. 광부들의 흔적을 쫓기 위해. 고백하건데 건물의 음침한 분위기나 광부들이 일했던 그 곳이지만 색다르게 느낀 건 없는 것 같았다. 

경석산에 갔었다. 경석산은 40여 년 동안 버려진 석탄이 쌓여서 만들어진 검은 산이다. 멀리서 봤을 때는 전체적으로 검지만 나무가 잡초처럼 듬성듬성 나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올라가보니 여기저기 큰 나무, 조그만 나무들이 많았다. 검은 바닥에 붉은 나무들의 조화는 아주 괜찮았다. 경석산을 몸소 체험하고 나서 나중에야 든 생각은 경석산은 고한/사북에서 가장 큰 흔적, 광부들의 흔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트래킹 하다가 보통 경로로 안가고 아주 경사진 대로 일부로 올라갔는데 헉헉거리며 잘 올라가서 광부들의 흔적 속에서 그들의 숨참을 조금 느낀 기분이었다. 

고한에 갔었다. 땀과 계속 같이 다녔다. 이 곳 저 곳 이 골목 저 골목 안가본데가 없다. 돌아다니면서 강제욱 작가님의 어린아이들 사진이 눈에 많이 띄었고 신종플루나 좋지 않은 환경에 의해 못 보던 아이들을 사진으로 대신 볼 수 있어 따뜻했다. 이 날 파란색을 많이 찍었다. 고한에는 파란색이 정말 많더라. 내가 왜 파란색을 많이 찍었을까? 그리고 내 입에서 왜 파란색이란 말이 많이 나왔을까? 단지 색이 마음에 들어서? 이런 생각들을 그 때 당시엔 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척 아쉽다. 파란색을 무작정 1차원 적으로만 보았던 것이다. 지금 정선에서 돌아왔지만 너무 아쉬워서 검색으로 던지 상상으로 던지 왜 파란색이 많은가 조금은 더 이어가보고 싶다. 

어느 날은 카지노도 갔었다. 평일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주차장은 부족해서 차들이 그냥 도로에다가 주차했다. 안타까운 사실을 하나 말하자면 곧 경석산이 깎일 수도 있다. 카지노 주차장 개설 때문에.아무튼 카지노는 정말 꽉꽉 막힌 곳이었다. 건물 안에 또 게임장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몇 서있었다. 엄청난 사람들이 몇 분 만에 몇 천 명이나 게임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 도박이란 도대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할까? 몇몇 사람들 눈은 충혈돼있고 꼴도 말이 아니었다. 마주보고 서있으라고 하면 못서있을 만한 눈이었다.

  뿌리관에 갔었다. 뿌리관에 가기 전에 동원탄좌를 갔었는데 뿌리관을 먼저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뿌리관에 간 날은 광부의 입장에 대해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광부들이 석탄을 캐러 갱도에 들어가는 것부터 어떤 작업들을 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석탄마을이 된 배경들도 있었다. 정말 아쉬웠던 건 어느 시절엔 광부의 안전보다 석탄의 생산량이 더 중요해서 광부들이 많이 죽고 다치고 했던 것들이다.

  
그날그날 리뷰를 하며

우리는 정선에 갔을 때 하루도 빠짐없이 리뷰를 했다. 리뷰를 하며 생각할 거리나 알게 된 것, 느낀 것들을 정리해봤다. 

-짧은 문장으로 정리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길게 설명을 해도 늘어놓기만 할 뿐이라는 것에 동감을 하고 한 문장으로 정리 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감동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주민과의 교류가 있는 것이었는데 교류를 위해서나 궁금한 것을 인터뷰 할 때 먼저 자신을 소개해야했다. 나는 소개를 못하고 쩔쩔 멨었다. 감동 프로젝트를 빌리지 않고 어떻게 나를 소개할 수 있었을까?

-무엇을 발견할 건지가 아니라 발견한 것이 무엇인가?

-색/색깔

-관찰자는 관찰 대상 밖에 있다. 외부인.

-과정도 예술의 한 부분.

-일주일동안 과정을 너무 즐긴 것이 아닐까? 앞으로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

 

공동생활

-모두가 지각을 못한다는 것이 정말 기뻤다.

-이불을 다 같이 게면 좋겠다. 적어도 자기 이불은 자기가. 일어나서 바로 말이다.

-다른 사람이 청소나 일을 하고 있으면 좀 도와주면 좋겠다. 눈치 보면서 안하지 말고. 아오

-잠 깨울 때 조금 더 세심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같이 깨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더라.



“이해의 섬세함이나 예민함이 필요하다. 나의 입장을 다시 다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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