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미겔에게         l
          ―그의 죽음에 부쳐  



형! 오늘 난 툇마루에 앉아 있어.
형이 여기 없으니까 너무 그리워.
이맘때면 장난을 쳤던 게 생각 나. 엄마는
우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지 "아이구, 얘들아……"

저녁 기도 전이면
늘 술래잡기를 했듯이
지금은 내가 숨을 차례야. 형이 나를 찾지 못해야 하는데.
대청 마루, 현관, 통로.
그 다음에는 형이 숨고, 나는 형을 찾지 못해야 해.
그 술래잡기에서 우리가
울었던 일 생각나.

형! 8월 어느 날 밤,
형은 새벽녘에 숨었어.
그런데, 웃으며 숨는 대신 시무룩했지.
가버린 시절 그 오후의 형의 쌍둥이는
지금 형을 못 찾아 마음이 시무룩해졌어. 벌써
어둠이 영혼에 고이는 걸.

형! 너무 늦게까지 숨어 있으면 안 돼.
알았지? 엄마가 걱정하시거든.

                                       바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