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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저는 사람들이랑 도란도란 있다가 혼자 남았을때의 조용함이 싫어요.
죽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슬퍼하고 울고 추억해도 나중엔 잊혀지니까
그냥 처음부터 조용히 지나가 주세요. 그리고 어짜피 전 못보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의식도 하지 말아요. 전 그자리에 없잖아요.
그런데 생각은 해줬으면 좋겠어요.
유서에 쓸 말은 별로 없고 꼭 하고싶은 말만 쓸께요.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고마웠다 이전에 미안함을 전하는 거에요.
제일먼저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요. 왜냐면 커서 돈 많이벌어서
효도시켜준다 해놓고서 장례식비용도 못벌고 죽었잖아요.
전 그게 너무 죄송해요. 진짜 다 갚고싶었어요.. 커서 빚 절대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무거운 짐을 떠넘기고 가게 되어 너무 죄송해요..
유서는 엄마한테만 따로 남길께요.
그리고 그동안 저랑 관계맺은 사람들. 전화번호를 저장해 준 사람들, 제가 좋아하는 장소에 같이 갔던 사람들,이메일을
보내준 사람들, 얘기를 나누었던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칭찬도 해주고 걱정도
해주고 신경도 써주고 관심도 받았으니까요. 제가 죽으면 이제 그런 따뜻함을 못 받아서
속상하지만 그동안 진짜 고맙습니다. .
너무 많고 챙피해서 구체적으로는 말 못하겠지만 종종 싸가지없게 행동한거 죄송해요..
그리고 제가 싫어하는,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할 말이 있긴 있어요.
저는 죽으면서도 싫어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왜 싫었냐면
어떤 이유로 질투나는것도 있었고 제가 싫어하는말투로 말해서 싫었던게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그냥 싫기도 했어요.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고, 잘 지내요.
원래 죽기전에 정말정말 좋은사람들은 한명씩 만나고 싶었는데 끝까지 계획대로 되는게 없어요
안녕히 계세요
그런데 유서에 질문을 쓰는건 어짜피 대답을 못보지만 그래도 궁금한게 있어요
저는 어떻게 기억 될 것 같아요? 참 좋은아이였어..이런거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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