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ropriation art, 전유 예술이란?

appropriation은 일상성을 극복하기 위해 앙리 르페브르가 개진한 핵심적 개념이다. 영어 사전에는 
[전유, 사용, 도용, 충당, 할당, 정부 지출금]으로, 불어 사전에는 [자기 것으로 삼기, 점유, 소유, 
가로채기, 횡령, 착복]으로 되어 있다.
 
전유는 미술사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것은 실제의 사물 혹은 기존 예술 작품의 소재를 자기 
작품 안에 들여오는 행위이다. 그림에 신문지 조각들을 붙인 피카소나 조르주 브라크의 콜라주 작품..
1915년 마르셀 뒤샹이 소변기에 자기 이름을 사인한 [샘]이라는 작품.. 소위 레디메이드 등이있다..
이처럼 전유 미술(appropriation art)은 다른 예술작품의 소재를 원본의 문맥과 다르게 자기 작품에 
원용하는 것으로, 인용이나 표절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것은 작품의 원본, 진본, 저자(originality, 
authenticity, authorship)에 문제 제기 하는 근대 회화의 전통적 문제의식과 맥이 닿아 있다.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1934년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제기했으며, 
전유는 사회학적으로는 특히 미국에서 중요한 개념인데, 중심적 권력에서 배제된 사회적 약자들의 
정체성 되찾기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queer나 nigger는 주류 사람들이 동성애자나 흑인과 같은 
소수자들을 경멸하기 위해 붙인 말인데, 그 당사자들이 다시 이 말을 자기들 것으로 전유하여 당당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도 있다. 이것은 한 문화 내부의 귀중하고 가치로운 어떤 요소
들을, 그것에 대한 정당한 존중이 없이 외부 사람들이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체게바라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도 이런 문화적 전유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러면 앙리 르페브르는 전유를 어떤 뜻으로 썼을까? 
전유란 자신의 육체, 자신의 욕망, 자신의 시간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스스로 장악
하고 주체적으로 관리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소외되지 않은 인간, 자기 존재를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인간을 말하는 것이다.
 
전유(appropriation)이란 차용, 전용, 인용, 도용, 유용 등으로 작품의 문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적용할 수 있지만,'기존 작품의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창작방법론이라는 근본 개념은 변화하지 않는다. 
인용은 마르셀 뒤샹이 작품에 기성품을 끌어들인 것에서부터 이후 여러 작가들이 시도한 '모나리자의 
변신'에서 드러나듯이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포스트모던 시대의 미술에서 
전개된 전유는 콜라주나 아상블라주 같은 소극적인 차원이 아니라 컷업, 리믹스, 샘플링 등 과격하고 
노골적이며 전략적이고 폭력적인 방법론에 집중되어 있다. 전유의 표현 방법은 1990년대부터 일본
미술에서(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이 전시에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모리무라 
야수마사(森村泰昌) 같은 '전유의 대가'가 잘 알려져 있고, 모리무라의 후예들이 일종의 신드롬처럼 
전유에 몰두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appropriation art, 전유 예술이란?|작성자 레인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