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작은 시골마을. 이곳에 내가 사는 곳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이곳에서 2년을 뛰어놀며 즐겼다. 날좋은 봄날에 나무아래서 친구들과 다과를 즐겼다. 여름에는 자전거를 타고 계곡으로가 수영을 했다. 추운 날에는 산아래 정자에 앉아 수많은 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고보면 놀거리 많은 신나는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지냈다.


-그러던 한 겨울날, 부모님께서 나에게 하자를 제안하셨다. 2년을 있어 보았으니 더 큰 세상으로 한 발자국 더
발딛여 보라고 하셨다. 샨티가 좋았던 나였지만 내가 꿈꾸는, 귀촌하여 농사지으며 수수하게 사는 모습의
이상향에 스스로를 맞추고 싶었다. 단순히 이곳에서 뛰어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였다.
이곳에 남아있으면 내 스스로를 이상향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기도 하였다.
그래서 하자 작업장학교에 입학했다.



- 내가 당장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천천히 배우는것이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강의 내용을 모두 메모하고 숙제도 미루지 않으려 했다. 고민이 있었다면 하자의 공부가 아직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 시간이 필요하겠지 싶었다. 간간히 '아! 내가 하자에서 이걸 배우는것이 나에게
이러한 의미와 이유가 있었구나' 하며 깨닫는것이 있었다. 예를 들면 탈핵을 외치며 강의를 듣고서
핵발전소가 나와 얼마나 가까운 문제인지를 마음으로 느꼈을 때다.  이런 작은 부분들이 모이다 보면 하자의
배움이 마음으로 다가오는 날이 오리라 궂게 믿었다.

 - 어느새 일학기가 끝났다. 순식간에 방학도 지나갔다.
 밀양 공사가 재개되었다. 페이스북으로 접하는 소식들은 마치 강정마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무언가 이해가 되는 듯 싶었다. 내가 여기서 무얼 배우는지 알겠구나 싶었다. 어쩨서 탈핵을 외치고
밀양 송전팁이 지어지면 안되는지 말할 수 있었다.

 - 하지만 너무나도 어려웠다. 탈핵과 밀양 뿐만이 아니라 하자에서 배우는 수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면,
내 삶은 그 책임감과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만 같았다. 샨티에서 마음걱정 놓고 생활하는 친구들을 보며,
난 언제가지 컵라면 하나 먹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낄까 고민했다.
이곳의 배움이 너무도 크게,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 하지만, 내가 이곳으롤 와 옳다고 느끼는 그 모든것들을 차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꼭 귀농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급자족의 에너지를 배우고 꼭 적정기술을 도입한 집에서 살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살다보면 어쩌면 그런 일들을 잠시 잊고 내가 하고싶은 것에 푹 빠져들 때도 있을 것이다.
다만 잊어버리지 않으면 된다. 무책임하게 살고 싶지는 않기에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기다리고 있다. 어떠한 계기로 어떤 노력으로 하자의 배움이 마음속에 더 물들 수 있을까. 다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번 에세이 글은 '부담스러움' 으로 끝을 맺었었습니다. 하자를 다니는 의미, 이야기를 생각하기에 아직도 뒤숭숭한 제 마음을 어떻게 정리하고 표현할지 모르겠어서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 생각을 조금 더 전진시켜 보았습니다.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마임, 시, 단편영화 등 많은 생각을 해보았지만 아직 번쩍하고 떠오르는 영상의 이미지는 없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하나의 이야기도 못잡았고요. 일단은 위에 쓴 내용이 에세이의 큰 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수정




오프닝시퀀스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

변화라는 키워드를 그대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번 글을 다 쓰고 나서 갑자기 생각난 아이디어인데! 지금 오프닝시퀀스를 바꾸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현재 오프닝시퀀스 소스를 영상에세이 처음 부분(문경에서의 생활, 하자작업장학교를 택하기까지의 과정)에 비슷한 느낌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생각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