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imeo.com/78842848

오프닝 시퀀스 업로드 완료했어요..음..ㅎㅎ





영상 에세이. 굴의 하자 작업장 학교

(오프닝 시퀀스 노래를 계속 끌고 이어폰을 빼면 노래가 끝나는 느낌? 눈을 클로즈업해서 찍고, 나레이션 넣기)

작업장 학교에 들어와서 나는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보게 되었다. 어쩌면 알고싶지 않았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후쿠시마의 핵사고가 그리 컸는지, 핵이 무엇인지, 아파하는 생명들은 어찌 그리 많으며, 말도 안 되는 일은 늘 일어나고, 나 자신은 얼마나 나 안에서만 살았는지. 더 알면 알수록 슬퍼져버렸다. 그리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예전의 나처럼 많은 것을 못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모두가 함께 사랑하면서 사는 삶을 꿈꿨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했고, 아름다운 풍경이 변하지 않길 바랐다. 그리고 생명 하나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고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작업장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차가 다니는 도시 위에 밭으로 된 카펫을 까는 그림이 나에게 크게 박혔다. 꿈꾸고 바라던 곳을 향해 가까워 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입학한 작업장 학교는 나에게 낯설고 어려웠다. 하루에 두 시간씩 서서 지하철을 타야 하고, 탈핵, 나비 문명, 모든 것이 처음 접하는 얘기였다. 떠오르는 게 많지 않아도 모두에게 내 얘기를 들려줘야했다. 많은 것을 질문했지만 그 많은 모든 것에 대답하지 못했다. 버겁다는 생각을 했고,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하지만 잠시 머물다가 가고 싶지는 않았다.

 

송전탑 문제에 대해 본질부터 차근차근 알아나갔다. 그리고 너무나도 많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들어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밀양의 어느 마을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와 우리 모두가 연결 돼 있었다. 난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상동면 여수마을에 감을 따러 갔다. 어렸을 때 그 여수마을에 아는 선생님 댁에 매년마다 감을 따러갔다. 그때 나에게 감을 따는 행위는 그저 과일을 먹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번 밀양에서의 감따기는 아주 다른 의미였다. 열여덟살인 내가 밀양을 위해 할 수 있는일이었다. 감을 따려고 고개를 치켜들면 요란한 헬리콥터가 구름밑으로 지나갔다. 많은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밀양에 갔다온 뒤에 나는 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을 되물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나에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직접 가서 보고 경험한 뒤의 일이었다.


나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을 끝없이 자유롭고 당당하게 펼쳐놓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있는 것 같다. 역사 교과서에 '이기적인 21세기 사람들, 서로를 잡아먹다' 하고 내 얼굴이 나올 것 같기도 한 느낌이다. 하자 작업장학교의 1년의 배움은 나의 생각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그리고 더 넓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밀양에 직접 다녀오고 변하게 된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감사히 다 먹게 되었다. 나는 왜 공부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모든 생명이 사랑하며 함께 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