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의 인문강좌 '제 3강: ()년은 누구인가?' 를 듣고 나서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톱니들 중 유독 10대, 청소년으로서의 톱니가 불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서태지 세대라고 불리우는 탈학교 청소년들이 만든, 이제는 Season 1이 된 작업장 학교가 8년이 지나 Season2로 넘어온 지금, 작업장 학교를 다니고 있는 죽돌들은 어떤 청소년이지?
내가 가지고 있는 10대, 청소년이라는 인식은 음주/흡연 금지와 출입 금지, 입장 금지, 채용 금지, 관람 금지, 청취 금지, 선거권 없음 등등.... 의 제약과 제한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나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와 청소년으로서 학교를 다니고 무언가 배우고 있다는 것이 내가 청소년인 것 같다는 사실을 가끔씩 깨우쳐 준다.
17살이 되고, 머리를 기르고 물들이며 대안학교를 다니는 나는 요 1년 사이에 스스로도, 외부로부터도 강요되던 룰을 많이 깼다. 미성년 출입 불가인 공연을 즐긴다던가, 가끔씩 주위에서 주는 술을 받아 마신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술을 찾는 건 아니며, 담배는 절대로 멀리한다. 그치만 전에도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 영화는 꽤 봤었지.)
웃기지만, 나는 겉모습이 꽤 삭았는지 그냥 돌아다니면 난감하게도 길가에 아저씨들이 담배 있냐고 물어본다.

그 때문인지, 그나마 NO!로 인해서라도 인식되던 10대라는 의식마저도 이젠 흐릿해져간다.
그것은 겨우 지금 내가 작업장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10대와 청소년에 대해 생각하면 제약과 제한으로만 존재한다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떠오르는데, 
홍성태 선생님께서 해주신 '지난 세대로부터 좋지 않은 미래를 고스란히 건네받는 21세기의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듣고나니 더욱 더 청(소)년의 긍정적 면모가 있기는 한걸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청(소)년의 긍정적인 입장은 무엇이 있을까? 10대 특유의 재기발랄함? 에너지? 진취, 쟁취적임?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진학을 위해 뼈빠지게 공부하고, 스펙쌓기 전쟁에 진입해서 대학만 가면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할거라면 어른들 말씀만 믿었더니, 등록금 문제도 문제지만 취업대란 때문에 안간힘을 써야 한다.
취업하고 싶긴하지만 기왕이면 대기업가고 싶고, 그런데 대기업도 위만 보면서 주어진 공부만 해온 애들은 별로란다.
이번 수능 수험생이 65만명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지옥을 거쳤구나' 라는 생각과 바로 그 뒤에 '저들은 이제 또 어찌하나...' 라는 생각이 따라온다.
그들에게 이미 재껴버린 밑이나 경쟁하고 있는 옆을 볼 새는 없다, 그저 위만 보고 가라고 들었고, 가는 것 뿐.
홍성태 선생님께서 88만원세대라는 구분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말마따나 너무 절망적일 수 밖에 없다. 정말 88만원세대라는 말이 나온 뒤로는 더욱 거기서 허우적거리게 됬지만, 부정할 수만은 없기도 하다.
모두 진학, 취업에 바쁘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걸까.
한창 4대강 사업은 진척되기에 바쁜데 청(소)년들은 끝없이 올라가는데 바쁜 나머지 다른 데 신경쓸 겨를이 없다.

항상 매 순간 어떠한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는, 급변하는 시대인 탓에 세대를 규정할 수 없는, 탈시대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의 주역들이 그 사건 사고들에 관심이 없다는 것도 탈시대로 말할 수 있는건가?
내가 10대로서, 청(소)년으로서, 작업자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는 대체 무엇일까?

홍성태 선생님은 민주화를 예로 그 기반이 100년 가까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져있으며 여러분은 이런 기반 위에서 오히려 자유롭다고 말씀하셨다. 스스로들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그 기반 위에서 노력을 보태어 더 나아가야 한다,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아갈 것이며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어떠한 일부터 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찾아 해내는 (기성으로부터 규정되지 않고, 제한되지 않는 )주체적인 세대가 되야 한다....

우리가 봐야할 곳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