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하셨던 말씀이 제도와 미술, 제도와 작가의 관계에 관한 얘기를 하셨는데 그 얘길 더 듣고 싶었는데 이해도 못하고 그냥 넘어가 버리셔서 너무 아쉬웠다. 어서 기록이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욱은 작업했던 결과물들을 ppt로 보여주시며 죽 말을 이어가셨다. 내가 상상했던 방식의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좋은 말씀,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집중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05년도에 했던 테너와 고구마는 정말 재미있는 작품 같았다. 비록 테너가 외국의 언어 능력을 사용하는 지라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턱시도를 입고 감정에 빠져 노래를 부르는 데 옆에서 고구마를 굽고 뒤에서 벽돌을 쌓고 재미있는 관경이었다.
뉴타운 고스트가 제일 인상에 남았다. 영등포 시장에서 트럭에 실려 드럼을 치고 랩을 하는 영상이었다. 20살 이라는 나이를 반복하며 뉴 타운 고스트에 대한 말을 하는데 정말 실감났다. 하지만 이미 약 10년이나 지난 지금이나 이때나 저 행위로 인해 달라진 점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t를 하시며 계속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라며 어떻게, 무슨 생각을 하면서 ppt를 보아야 하는지 말씀해주셨는데 이해를 못해서 그냥 보고 싶은 데로만 봐서 그게 너무 아쉽다.
민욱은 매체를 다양하게 쓰시는데 매체는 어떤 예술가에겐 표현하는 도구,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민욱은 매체 역시 예술로 취급하고 매체에 대해서도 다른 예술가들보다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멋있었다. 민욱의 매체는 미술, 영상, 행위 등이 있었다.
또 작업을 할 때 민욱은 재능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예술에는 재능이란 것은 존재할까?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예술에는 범위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원규 시인이 말씀하셨듯이 조원규 시인은 자기가 보는 길이 시가 아닌가 하셨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민욱과 제일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민욱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니 아직도 민욱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맴돈다. 하자의 이웃 같은 이미지가.
자기만의 생각과 개성을 자신의 도구, 매개체로 표현하는 것에 재능이 들어갈 자리라고 하면 남들에 비해 얼마나 그 표현 기술의 숙련속도가 빠르고 완성도 있어지는가- 아닐까.
자기가 보는 길이 시가 아닌가 하는 것처럼, 예술에는 범위가 없다는 것처럼 누군가가 저 사람이 예술가이냐 아니냐를 논하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해. 만약 그것에 매달린다면 누군가의 시처럼, 누군가의 말처럼 사이비나 썩은 예술가겠지.
너는 너를 예술가라고 생각하니? 만약 그렇다면 너는 어떤 예술을 하고 있니?